2407장
여전히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채 꼿꼿하게 얼굴을 들고 있는 하수진은 흰 수의를 입고 긴 머리를 땋아 늘어뜨렸다.
그녀의 손에는 도가 사상을 논한 철학서가 한 권 들려 있었다.
요즘 젊은 세대 여자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지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하현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동생의 모습이었다.
“장 어르신은 당신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사람이라 내가 하옥되기 전에 당신을 데려올 줄 알았어.”
하현이 나타나자 하수진의 눈빛이 흔들렸다.
“평생 용옥의 수비대 이외의 사람들과는 교류할 일조차 없을 줄 알았어.”
하현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의자를 끌어당겨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왜 날 보자고 한 거야? 나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나한테 욕이라도 한바탕 퍼붓게?”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하고 나중에 귀신이 되어서라도 가만두지 않으려고?”
하현이 혼자 이런저런 말을 내뱉었다.
“우리도 혈연관계라면 혈연관계니까 딱 10분 줄게. 10분만 있다가 갈 거야.”
“나 바빠. 오늘은 최영하를 모시고 용전을 처단하러 가야 해.”
처단이라는 말을 듣자 하수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잠시 후 그녀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하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설은아, 이슬기, 왕주아, 방재인에 이어 최영하까지 당신은 참 여자들한테 잘 해줘. 그지? 나도 어찌 보면 반은 당신 여동생인데 이제 오빠라고 불러야겠어.”
“당신, 나한테는 왜 이렇게 차갑고 무정해?”
하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어쩔 수 없어. 당신이 날 죽이려고 한 게 한두 번이어야지.”
“내가 당신한테 잘 대해주길 바라? 흥, 내가 바보인 줄 알아?”
“솔직히 당신이 지금 용옥에 있지 않았다면 내가 먼저 목 졸라 죽였을 거야!”
“역시 전설로 전해지던 하 세자는 품격이 남다르군.”
하수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난 줄곧 당신한테 묻고 싶은 게 있었어.”
“당신이 전설적인 그 당도대 총교관 맞아?”
“맞혀봐?”
하현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잘 모르겠어.”
하수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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