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6장
십여 명의 홍성 건달들은 모두 룸 안으로 달려들었다.
눈을 내리깔고 유유히 찻잔을 기울이고 있는 하현의 모습이 보이자 그들은 일제히 하현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매서운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지금 하현은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죽은 목숨이 되었을 것이다.
진홍두는 아직도 아무런 기색도 보이지 않고 그저 평온한 얼굴이다.
그녀는 살짝 손을 흔들었고 많은 홍성 건달들이 행동을 멈추었다.
이 모습만 봐도 홍성에서 그녀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아랫사람을 장악하는 능력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진홍두는 두어 걸음 앞장서서 바닥에 떨어진 구룡령 조각을 집어 들었다.
진홍두는 조심스럽게 구룡령을 쳐다보다가 눈을 가늘게 뜨고 하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당신이 우리 홍성의 구룡령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어?”
요염하고 매혹적인 미소였지만 살기가 은근하게 묻어나는 얼굴이었다.
“그래.”
하현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짜 아냐? 쪼개니까 바로 부러지던데. 내가 당신을 대신해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해 봤어. 그러니 나한테 감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이렇게 해. 모두 무릎을 꿇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세 번 하면 돼. 뻣뻣하게 굴지 말고 어서 끝내자구.”
하현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말속에 담긴 오만함과 의기양양한 표정이 그 자리에 있던 홍성 무리들의 심기를 거침없이 자극했다.
지금 장난하는 거야?!
구룡령이 가짜라고?
홍성을 대신해서 진위를 확인했다고?
무릎을 꿇고 고마워하라고?
이놈이 잠이 덜 깼나?
구룡령이 부러뜨리고 싶다고 부러뜨릴 수 있는 물건이던가?
무릎을 꿇으라고 한다고 순순히 꿇을 사람으로 보이나?
하현의 오만함에 무카이도 두 눈을 치켜세웠다.
무카이는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무카이는 아직 항성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북천 패도가 섬나라로 쫓겨난 이유가 하현 때문이라는 걸 아직 몰랐다.
지금 그는 하현을 세상 물정 모르고 어깨 힘만 들어간 껄렁패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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