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6장
말을 마친 황 대장은 허민설이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손을 흔들며 말했다.
“자, 철수!”
중앙 경찰서 형사들은 순식간에 모두 룸 밖으로 나갔다.
아까 들어올 때는 온갖 위풍당당한 기세는 다 풍기며 들어오더니 나갈 때는 부리나케 꽁무니를 뺐다.
주시윤을 비롯해 룸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한 시선을 주고받을 뿐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당황스럽기는 손서기도 마찬가지였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광경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하 씨 성을 가진 이 남자에게 무슨 내력이 있길래 이러는 걸까?
간단한 전화 한 통만으로 황 대장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그것도 허민설에게 일언반구 설명도 없이 황 대장을 이곳에서 물러나게 만들다니!
허민설은 낭패스러운 얼굴로 소리치며 발악했다.
“황 대장! 이리 와서 당장 설명하세요!”
“정확히 설명하라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예요!”
황 대장은 마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았고 서둘러 자리를 뜨기 바빴다.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그는 줄행랑을 쳤다.
“허민설, 부르는 사람이 안 올 건가 봐.”
“아니면 전화를 해서 사람을 불러 보라구.”
“한 번에 다 불러내는 게 좋겠군.”
하현은 차분히 가라앉은 얼굴로 허민설에게 다가와 수치스러움에 온몸을 떨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항성 이인자인 당신 아버지, 그리고 하구천, 혹은 항도 하 씨 가문의 누군가라도 좋으니 데리고 와 봐!”
“시간을 조금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지. 난 아무 상관없으니까.”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어서 걸어 봐!”
하현은 허민설 앞에 천천히 핸드폰을 놓았다.
반들거리는 핸드폰 화면이 허민설의 눈에 반사되어 그녀의 눈을 부시게 만들었다.
그녀는 일그러진 눈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개자식!”
허민설은 하현의 뺨을 한 대 갈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결국 그녀는 손을 뻗쳐 올렸지만 그뿐이었다.
허민설은 애써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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