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8장
이번 식사 자리는 그리 유쾌하지 못했다.
강옥연은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는 얼른 계산을 하고 그곳을 떠났다.
집안에 보고해야 할 일도 있을 것 같아서 하현은 굳이 그녀를 잡지 않았다.
용문 항도 도관 안.
책상다리를 한 강학연은 느긋하게 호흡을 들이마셨다 내쉬며 맞은편에 앉은 강옥연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강옥연이 모든 세부 사항을 말하고 나자 강학연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잘못 들은 게 아니겠지? 하현이 정말 하구천, 그러니까 항도 하 씨를 거론하며 부르라고 했다는 거야?”
강옥연은 곰곰이 지난 일들을 되짚어 보며 말했다.
“제대로 들었어요. 당시 하현이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요.”
“재미있군!”
강학연이 중얼거리듯 읊조렸다.
“하구천이 왔으면 확실히 일이 정리되었을 텐데 왜 허민설은 그를 부르지 못했지?”
“하구천은 앉아서 천리를 내다보며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야. 그런데 부르지 않았다? 하구천이나 항도 하 씨 가문이 와도 하현이 눈 하나 깜빡할 것 같지 않아서?”
강학연은 미간에 주름을 잔뜩 지으며 생각에 잠겼다.
어떤 가능성이든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해 주고 있었다.
하현은 항성과 도성에서 두려울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강학연이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이자 강옥연은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우리 일단 허 씨 집안에 사람을 보내 좋은 말로 해결해 보는 건 어때요? 아니면 하현의 편에 서서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할까요?”
“하지만 문제는 집법당이 항도 하 씨 가문 편이라는 거예요. 우리가 하현의 편에 서면 분명 위험해질 수 있어요.”
강학연은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항성과 도성에는 지금 거대한 폭풍이 기다리고 있어. 언제라도 폭발할 수 있는 거대한 폭풍 말이야.”
“우리 강 씨 집안은 여러 해 동안 용문 항도 지회를 맡아 왔어. 지금까지 내 원칙은 오직 하나, 절대로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야.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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