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0장
하현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하구천도 이런 사태를 예상 못 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아마 하구천도 이걸윤의 야망과 성격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하구천은 우리가 끝까지 이걸윤과 맞서 싸우게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야 우리의 힘이 소진되기 때문이죠.”
“우리가 힘이 다 소진되었을 때 하구천은 산을 호령하던 호랑이처럼 느긋하게 산을 내려와 어부지리로 최후의 승자 자리를 차지할 테죠.”
하수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왜 우리만 골치 아프게 이러고 있어야 하냐는 거야?”
“항독 어르신, 지금부터 사방에 연락해서 소식을 전하십시오.”
“특히 이걸윤이 항도 하 씨 가문을 협박하고 있다는 것을 상세하고 조금은 과장되게 말해야 합니다.”
“하구천이 충분히 위기감을 느끼도록 해야 해요.”
“하구천이 가만히 있는다 하더라도 하문성, 하문천 그 늙은 여우들이 가만히 앉아 있을지 어떨지 정말 궁금하군요!”
...
하현 일행이 다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마칠 무렵 빅토리아 항 사무실에서 하구천은 태블릿PC를 내려놓고 어두운 표정으로 사무실 한구석을 바라보았다.
전통의상 차림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하백진이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다만 오늘 하구천은 고모인 하백진의 부드러운 선율에 귀를 내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는 잠자코 듣고 있다가 하백진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이걸윤 그 자식 미친 거 아니에요?”
“다른 일이라면 나도 그를 전적으로 지지할 수 있어요. 그가 총을 원하면 그에게 총을 줄 수 있고 사람을 원하면 사람을 줄 수 있어. 그가 원하는 건 뭐든 다 줄 수 있다고!”
“그런데 왜 항도 하 씨 가문 상석을 차지하려는 거야?”
“나 하구천을 어디다 팔아먹고 자기가 그 자리를 탐내?”
“개자식!”
“이러고도 나와 의형제라고 할 수 있어?!”
전략을 짜 놓고 덫을 놓은 후 멀리서 지켜보다 승리를 손에 넣을 줄 알았던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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