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8장
현장에는 얼굴이 사색이 된 페낭 TV 기자, 일간 신문 기자, 인플루언서, 사자춤, 용춤을 준비하는 팀들이 양가백약 앞에 도착했다.
어쨌든 이들은 오늘 하현과 양유훤에게 미움을 잔뜩 샀으니 이 기회를 빌려 흥이라도 돋워주면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현은 이런 사람들과 왈가왈부하기 싫어서 적당한 보상을 해 주며 조용히 넘겼다.
어쨌든 이 사람들은 많은 시민을 대표하기 때문이었다.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양 씨 가문 사람들은 마음이 극도로 불안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중요한 순간에 어느 쪽에 서야 할지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군중 속에서 넋이 나간 얼굴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양호남의 어깨가 축 처졌다.
그는 마치 마지막 희망의 끈이라도 되는 듯 원가령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원가령은 양호남의 손가락을 하나하나 펴며 뿌리치듯 그의 손을 내버리고 하현 앞으로 걸어와 창백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하현, 내가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그녀는 하현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듯 미소를 지으며 하현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그럼 우리 이전처럼 친구가 되는 거지?”
“우리 좋은 친구였잖아, 안 그래?”
하현은 한발 물러서며 원가령의 손을 뿌리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시간은 말이야.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게 아니야.”
“우린, 되돌아갈 수 없어.”
원가령은 잠시 넋이 나간 듯 눈빛이 얼어붙었다가 순간 통곡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자신이 이미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놓친 게 고작 사람 한 명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 보니 자신이 놓친 것은 자신의 소중한 일생이었다.
바로 그때 하현의 핸드폰이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전화기 맞은편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형부, 어디세요? 왜 우리랑 같이 금정에 안 오셨어요?”
전화를 건 사람은 설유아였다.
하현이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남양 쪽에 볼 일이 있어서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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