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91장
여기까지 말하던 진홍헌은 하현을 너무 사지로 몰아넣지는 말자고 생각했는지 한 발 물러섰다.
“이 자리에서 당장 물건을 꺼내라고 강요하지는 않겠어. 위층에 있는 금정 쇼핑센터에 가서 뭔가를 살 시간을 주지. 두 시간이야!”
“우린 여기서 기다릴 테니 뭐라도 사 와 봐!”
자신의 오빠가 한 말에 진홍민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우리 내기할까?”
“두 시간이면 부족하지 않겠어?”
“그렇다면 그냥 무릎 꿇고 빌어. 빌면 두 달도 더 줄 수도 있어!”
“그때는 장기라도 팔아야 할 거야!”
“하지만 촌뜨기의 장기가 뭐 얼마나 값어치가 있겠어! 하하!”
진홍민은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는지 한껏 비아냥거리며 웃었다.
십억이 뉘 집 개 이름이란 말인가?
많은 사람들은 평생 벌어 보지도 못하는 돈이다.
하현은 볼품없는 촌뜨기인데 두 달은 고사하고 평생을 줘도 못 만져 볼 돈이었다.
“두 시간도 안 걸려. 지금 바로 설유아에게 줄 선물을 가져올 수 있어.”
하현은 그들의 비아냥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품에서 왕인걸이 준 선물 상자를 꺼냈다.
왕인걸한테 받을 때 하현은 슬쩍 상자를 열어 보았었다.
그 안에 든 것은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
비록 하현이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왕인걸이 건넨 선물이었으니 가히 대단한 물건이 아닐 수 없었다!
적어도 진홍헌이 준비한 물건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장담했다.
“선물?”
진홍헌은 싸늘한 눈초리로 눈을 힐끔거렸다.
“보아하니 설유아한테 줄 생일 선물을 준비한 것이로군.”
“그런데 당신이 뭘 준비할 수 있었겠어? 기껏해야 몇백만 원짜리 반지? 아니면 목걸이?”
“가난한 사람들이 체면치레하려고 일부러 무리하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선물이 있으면 어서 꺼내 봐! 쭈뼛거리지 말고 어서!”
“꺼내지 않으면 그 안에 마늘이 들었는지 보석이 들었는지 누가 알겠어?”
무리를 지은 사람들은 모두 입을 크게 벌리고 비웃었다.
하현이 분명 허세를 부리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십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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