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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0장

설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럴 때 하현이 자신을 위해 나섰으니 그녀는 분명 그와 함께 할 것이다. 그 후에 무슨 큰 문제가 생기면 그녀와 하현이 함께 감당하면 된다! “또각또각!” 바로 그때 입구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요염하게 화장을 한 여자가 십여 명의 경호원들을 가득 이끌고 들어왔다. 이 여자의 몸에는 여우 같은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사람이 들어오기도 전에 룸 안에는 이미 향수 냄새가 먼저 몰려왔다. “어머, 고성양 아니야?” “왜 그래?” “어느 개자식이 감히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야?” 이 여자는 소항 회관 책임자, 이 사장이었다. 그녀는 금정 억양으로 한껏 교태를 부린 뒤 시선을 돌려 칼을 씹어 먹은 표정으로 룸 안을 훑어보았다. “어느 개자식이 감히 우리 고성양을 이렇게 만들었어? 왜? 겁이 나서 못 나서겠어? 어서 나오지 못해!” 말을 하면서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하현에게로 옮겨졌다. 알면서 일부러 호통을 친 것이다. 그녀는 하현이 잘못을 인정하길 기다리는 눈치였다. 하현은 고개를 들어 눈을 가늘게 뜨고 이 사장이라는 여자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기세가 대단한 걸 보니 아마도 당신은 신사 상인 연합회 사람인가 보지?” “정확히는 아니지만 뭐 비슷해.” “내가 여기 책임자야. 모두가 날 이 사장이라고 불러.” “이 바닥 사람들은 웬만해선 내가 신사 상인 연합회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걸 알아!” “일반 사람이건 어둠의 사람들이건 남녀노소 불문하고 내가 있는 이곳에선 싸움을 해서는 안 돼!” “간단히 말해서 당신이 지금 내 구역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운 건 큰 사고를 친 거나 마찬가지지!”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큰 사고!” 하현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오늘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옳고 그름을 따져볼 생각도 하지 않는 거야?” “누가 먼저 때렸는지 물어보지도 않냐고?!” 이 사장은 옅은 미소를 떠올리며 약간 비아냥거리는 얼굴로 말했다. “어이, 젊은이. 내가 발로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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