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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7장

기계에서 불길한 경보음이 울리자 침상 커튼이 급하게 젖혔다. 여의사가 의료진들을 데리고 얼른 달려와 환자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비록 그들은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표정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서둘러 허리를 굽히고 주광록의 상태를 살핀 뒤 주향무에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주 서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각오하셔야 할 듯합니다.” 말을 마치며 여의사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주광록의 신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살릴 수만 있다면 주 씨 가문의 환대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번에 유명세까지 얻을 수 있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병원 측에서도 그런 그녀를 절대 모른 척하지 않고 승진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주광록을 살릴 수 없게 되었고 그녀가 상상한 모든 것들은 더 이상 그녀와 상관없는 허황된 꿈에 불과했다. “아니야, 우리 형은 아직 죽지 않았어요. 절대! 절대로 죽으면 안 돼요! 그럴 수 없어요!” 주향무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당신들 최선을 다한 거 맞아요? 예? 좀 더 살펴봐 주세요. 반드시 우리 형 살려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 병원을 당장 폐쇄해 버릴 겁니다!” 주향무는 자신의 형이 이대로 목숨이 끊어지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여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주 서장님, 우리가 안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더 이상은 못 하는 거예요.” “서장님도 아시잖아요? 총에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납탄이 주 선생님의 가슴 혈관에 박혀 있다는 거예요.” “만약 우리가 납탄을 제거한다면 그는 과다출혈로 죽을 가능성이 큽니다.” “납탄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아마 만성 납 중독이 되겠죠...” “유언이 있으시면 잘 들어주시고 얼른 장례 절차를 준비하시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여의사는 여기까지 말하고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납탄 한 발에 그렇게까지 과장할 필요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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