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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데이터 흐름은 여전히 딱딱했고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규칙은 어길 수 없습니다. 집념이 깊으면 차원이 낮은 세계의 안정성을 파괴해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은 경고로 끝나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비정상적인 연결을 시도한다면 이상한 흐름을 아예 제거해 버릴 예정입니다. 다만 이런 조치는 신지환 씨가 있는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릅니다. 그러니 돌아가세요.” “안 돼요.” 신지환은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차가운 의식속에서 밀려났다. 한편, 별장 밖은 소방차로 붐볐다. 이웃이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보고 신고한 것이다. 구급대원이 채 진화하지 않은 현장에서 신지환을 끄집어냈다. 등과 팔에 대면적의 화상을 입었고 매캐한 연기를 흡입하면서 호흡기도 손상을 받아 혼수상태에 빠졌다. 응급 처치, 수술, 피부 의식이 끝나고 남은 건 회복이었다. 병원 침대에 눈을 떴을 때 신지환이 느낀 건 온몸을 칭칭 감은 붕대와 채 아물지 않은 상처에서 전해진 찢어질 듯 한 아픔, 숨을 쉴 때마다 느껴지는 따끔거림이었다. 이제는 환각도 시그널도 없이 그저 몸에서 전해지는, 서아진도 전에 느꼈을 아픔과 허무함이었다. 덕분에 시스템을 만났고 돌아온 건 차갑지만 확실한 대답이었다. 서아진은 이미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갔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기서 있었던 기억이 점점 사라질 것이다. 두 사람은 인연은 이미 끝나서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앞으로는 그 어떤 방식의 연결이든 다 헛수고고 위험이 따를 수도 있다. 침대에 누운 신지환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집념으로 가득 찼던 눈빛은 좌절을 당하고 억울함이 차올랐다가 아무런 기복도 보아낼 수 없는 고요함이 자리를 잡았다. 사랑은 일방적인 소유가 아니라 놓아주는 것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신지환은 간호사에게 볼펜과 종이를 가져다 달라고 했다. 손은 화상으로 심하게 떨렸지만 신지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진심을 다해 적어내려갔다. 길고 긴 편지는 화려한 글귀보다는 뼈저린 참회와 늦었지만 사무치는 사랑, 그리고 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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