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장

　　나윤아는 오늘 밤 정말로 김준혁에게 역겨움을 느꼈다. 　　그녀는 이혼한 지 오래되었고, 김다연이 소문을 퍼뜨리더라도 나윤아는 그저 웃음거리로만 여겼다. 　　그녀에게 있어서 김씨 가문은 이미 과거였고, 김준혁은 그저 전 남편에 불과했다. 　　예전에 누가 누구에게 잘못했는지 그녀는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이혼을 했으니까, 각자의 길로 돌아가야 했다. 　　그녀는 그날 밤, 김준혁이 그녀가 송연희를 밀지 않았다는 것을 안 믿는 것이 가장 실망스러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예상치 못하게도 방금 전 김준혁의 말 때문에 김준혁의 인격에 대한 의심마저 품게 되었다. 　　나윤아는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네온 사인을 바라보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갑자기 한 가지 일을 떠올렸다. 옆에 운전하는 조태준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며 말했다. "태준 씨 술 마셨잖아요?" 　　조태준은 차를 천천히 멈추고 신호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금만 마셨어요." 　　나윤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금 마셨어요, 아니면 전혀 안 마셨어요?" 　　그는 그녀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았고 그저 그녀를 보며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맞춰봐요." 　　조태준은 잠시 멈추고 나윤아에게 물었다. "아직도 슬퍼요?" 　　"저는 슬프지 않아요." 나윤아가 대답했다. 　　그녀는 그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한 번 보고는 어리둥절해했다. 　　오늘 밤 일은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4년 전 그 밤의 사람이 어떻게 조태준이 되었을까? 　　조태준이라면, 왜 그녀가 나중에 깨어났을 때 방 안에 있는 사람은 김준혁인 걸까? 　　이 생각에 나윤아는 머리가 조금 아프다고 느껴 손을 머리에 올려 이마를 눌렀다. "4년 전 그 밤의 사람, 정말로 태준 씨였어요?" 　　조태준은 몸을 돌려 그녀를 향해 약간의 압박을 가했다. "왜요? 제가 맞다는 걸 알고 실망했어요?"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져 있었고, 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깊은 곳에는 그녀의 모습이 비춰져 있었다. 나윤아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