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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장

  몇 분이 지나자, 조태준은 품 안에 있는 사람이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걸 느끼고 고개를 숙여 그녀를 불렀다. "나윤아 씨?"   이때서야 그는 나윤아가 이미 잠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쪽 창구의 디스플레이에는 이미 나윤아의 이름이 떠 있었다. 그는 두 손으로 나윤아를 안고 있어 손을 뺄 수가 없었다.   조태준은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곧바로 나윤아를 안은 채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들을 가끔 바라보던 두 여자 앞으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두 예쁜 아가씨. 제 여자친구가 잠들어서 제가 약을 받을 수가 없는데, 잠깐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두 여자는 조태준과 나윤아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아까 몰래 둘이 정말 달콤하다고 이야기했었다. 조태준이 도움을 요청하자 그녀들은 아무 생각 없이 바로 승낙했다.   여자 중 한 명이 약을 받아오고 나서, 참지 못하고 다시 한 번 조태준의 품에 파묻힌 나윤아를 바라보았다.   아마 잠이 들어서였을까, 나윤아의 얼굴이 반쯤 드러나 있었다. 비록 절반만 보였지만, 그녀의 외모가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분 정말 달달하세요! 아까 두 분 사진을 찍었는데, 인터넷에 올려도 될까요?"   조태준은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두 사람을 다정하게 바라봤다. "제 여자친구가 조용한 편이라 안 올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고마워요. 여자친구가 몸이 안 좋아서 먼저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   두 사람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조태준은 미소를 지으며 나윤아를 안고 병원을 떠났다.   그가 막 병원 출구에 도착했을 때, 역시 여자를 안고 있는 김준혁과 마주쳤다.   조태준이 잘못 보지 않았다면, 김준혁의 품에 안겨 있는 여자는 아마 송연서일 것이다.   분명 김준혁도 여기서 조태준을 만날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그는 한눈에 조태준 품에 안긴 나윤아를 보았다.   조태준의 품에 안긴 나윤아는 이미 잠들어 있었고, 얼굴의 반만 드러나 있었다.   그의 시선을 눈치챈 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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