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방에서 막 나서려던 순간, 뒤뜰에서 냉혈한의 싸늘한 호통이 들리자 나는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이 사람이 이런 것까지 알아차리다니, 순간적으로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누워 있으라니까요. 이 상태로 무리하면 여자친구가 당신 신경도 안 쓸 수도 있어요. 이건 스승님이 주라고 하신 거니까 들고 있어요.”
그때 룡이가 문가로 들어오며 내 배낭을 내밀었다. 나는 급히 지퍼를 열었지만, 조옥정의 위패와 황영수가 준 눈알은 흔적도 없었다. 구처명부만 그대로 들어 있었다.
“안에 뭐 있는 거예요?”
룡이가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다가왔다.
“너 아까 열어본 거 아니야?”
나는 실망스러워서 내뱉듯 말했다.
“저 그런 사람 아니에요. 스승님이 어릴 때부터 남의 물건은 절대 손대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평소엔 장난꾸러기 같은데, 보면 볼수록 참 성실한 애였다.
“없어. 아무것도.”
괜히 필요 없는 걸 알려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룡이는 살짝 몸을 숙여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조심하셔야 돼요. 절대 뒤뜰은 들어가시면 안 돼요. 특히 스승님이 문 잠그고 수행하시는 그 별채는, 뭐든 가까이 못 가요. 거긴 스승님의 비밀 장소예요.”
‘헐... 비밀 장소까지 있다니.’
“너도 못 들어가 봤어?”
내가 묻자 룡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당연하죠. 저도 못 들어갔고, 집에 파리도 못 들어갔을걸요!”
룡이는 감탄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뒤뜰에서 냉혈한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룡아, 밥해라.”
룡이는 거의 튀듯이 뛰어나갔다. 스승이 기침만 해도 멋있어 보일 정도로 따르는 모양이었다.
‘확실히 냉혈한이 잘해주니까 룡이가 저렇게 믿고 따르는 거겠지.’
잠시 뒤, 마당에서 사람 그림자가 스친 게 보여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돌렸다. 처음엔 착각인 줄 알았지만 문 앞까지 가서 살펴봤다. 마당엔 아무도 없었고 대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방으로 돌아서려던 순간, 창문 틈에서 또 그림자가 스쳤다. 방향은 뒤뜰이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당겨, 나는 조용히 그 뒤를 따라갔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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