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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조씨 가문 사람들 지금 어떻게 된 거야?” 조씨 가문 얘기가 나오자 정신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조옥정한테 설명을 듣고서야, 내가 곤지산에서 토끼 요정의 심장을 가져간 뒤 그 요괴의 술수에 당해 그대로 쓰러졌다는 걸 알게 됐다. 그때 우연히 광한거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쯤 나는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정말 광한거사님께 감사해야 해요. 그날 그분이 안 나타났으면 저 혼자서는 여보를 데리고 내려올 수도 없었어요.” 조옥정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광한거사의 정체를 알고 난 뒤로는 그에게 느꼈던 경계심이 거의 사라졌다. “근데 너 며칠 동안 왜 안 왔어?” 내가 묻자 조옥정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오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요 조씨 가문에 일이 생겨서, 당신을 바로 보러 올 수가 없었어요...” “무슨 일인데?” 조옥정은 얼굴을 굳힌 채 말했다. “조국철 병이랑 관련된 일이에요. 조씨 가문에서 풍수사를 불러 어르신을 해치려고 했어요. 제가 나타나면 그 사람이 의심할까 봐, 그 풍수사가 떠날 때까지 계속 조씨 가문에 있었어요.” “조씨 가문에서 어르신을 해치려고 했다고?” 내 얼굴이 단단히 굳었다. 조옥정이 바로 돌아오지 못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거다. “그 풍수사 그렇게 강한 거야? 너도 못 이길 정도야?” 조옥정은 고개를 저었다. “힘이 센지 어떤지는 몰라요.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원래 움직임이 워낙 은밀해서요. 제가 다치면 여보 운세에 영향이 갈까 봐, 일부러 맞붙지 않았어요.” “아... 그렇구나.” 나는 천천히 고개를 떨구며 상황을 정리했다. “그럼 지금 바로 조씨 가문 가자. 어르신 해치려고 한 풍수사부터 잡아야지.” 어르신한테 받은 은혜를 생각하면, 이건 꼭 갚아야 했다. 그러자 조옥정이 걱정스럽게 나를 꼭 안았다. “하지만 여보, 그 풍수사가 정말 강하면, 여보가 다치면 어떡해요...?” 조옥정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나는 잠시 눈을 굴리다가 고개를 들었다. “걱정 마. 방법 하나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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