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현명의 칙령으로 구유가 열리니 혼은 깊고 깊은 땅으로, 넋은 높고 높은 단전으로!”
내 피를 사용해 부적지 위에 큼지막한 글자로 문장 두 줄을 재빨리 써 내려갔다. 순간 주위에 갑자기 이상야릇한 바람이 일었다. 그러자 옆에 있는 염효남의 머리카락이 휘날리며 그의 안색도 창백해졌다.
하지만 내가 손가락을 거두자 주위의 움직임은 다시 평온해졌다.
나는 다 쓴 청령부를 죽은 승무원의 손에 건넸다.
“이 부적을 들고 저승으로 내려가거라. 이 부적을 그들에게 주면 그들이 너를 윤회로 데려가 줄 거야.”
“그들이요? 이 부적만 주면 되나요?”
승무원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간단할 줄 알았더라면 이토록 오랫동안 기차 안에 남아있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걱정 말고 가 봐.”
지난 몇 년 동안 황영수가 나에게 전해준 것이 정확히 어느 도파의 능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가르쳐준 점복 팔괘로 말미암아 우리 이 직업이 결국 저승을 위해 일하는 것임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즉 이승과 저승 같은 존재였다.
우리 이 직업은 처리해야 할 일이 특히 많고 배워야 할 도법도 기괴하기 그지없었다. 다행히 지난 몇 년 동안 이상한 것들을 많이 봐왔기에 더는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빨리 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 이승의 일은 이제 너와 상관없어.”
나는 승무원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네, 도사님, 감사합니다. 다음 생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도사님에게 이 은혜를 꼭 갚겠습니다.”
승무원은 나에게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눈물을 글썽이며 청령부를 들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갔다.
승무원이 떠나자 주위는 다시 평온해졌다.
“아까 그 여자 귀신 갔어?”
다시 평온해진 분위기를 느낀 염효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에게 물었다.
“떠났어, 환생하러 갔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내 모습을 본 염효남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럼 아까 그 귀신과 무슨 말을 한 거야?”
“별거 아니야, 그냥 생전에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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