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청성산 도사?”
눈앞의 남자가 청성산에서 왔다고 밝히자 나는 살짝 놀랐다.
청성산 도사들은 대체로 청정 수련을 중시한다. 풍수나 점괘보다는 내단 수련, 부적과 법술, 그리고 양생술에 더 집중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멀리 서남부 청성산의 도사들이 하필 서북부 하늘시의 만인 구덩이까지 찾아왔다는 사실은 나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두 분은 어느 곳에서 온 천사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어찌하여 이곳까지 오셨는지요?”
청성산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나와 염효남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염효남 역시 도사라고 착각한 듯했다.
염효남이 부인하려는 순간, 내가 대신 대답했다.
“저희는 천산에서 내려온 도사입니다. 아직 천사라고 부를 실력은 안 됩니다.”
예전에 나의 스승 황영수는 밖에서 이름을 댈 땐 천뇌산이라고 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세상을 겪어보니 깨달았다. 악인을 상대할 땐 천뇌산 명호가 통하지만 벗으로 삼고 싶은 사람들과 교류할 땐 다른 산을 내세우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청성산 도사는 천산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표정이 확 바뀌었다.
“두 분이 천산 출신이십니까? 전해 들었습니다. 그 산의 도사들은 마치 신룡처럼 행적을 감추고 속세와 거리를 두며 오로지 도만 닦는다고... 설마 이런 곳에서 뵐 줄은 몰랐군요.”
내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청성산도 비슷하지 않습니까? 청정 수련에 집중하는 곳인데 의외로 이런 사건에도 관심을 보이시네요.”
이 말에 청성산 도사는 잠시 멈칫했다가 곧바로 다시 웃으며 답했다.
“하하, 농을 잘 하시는군요. 저희가 이곳에 온 건... 사실 초청을 받은 덕분입니다. 저는 여진명, 그리고 이 아이는 제 제자 여육자입니다.”
여진명은 옆에 있는 작은 도사를 가리키며 소개했다. 열두 살 남짓한 아이는 풋내가 가득했지만 나름 의기양양한 표정이었다.
“초청을 받았다고요? 여 도사님, 누가 초청했습니까?”
나는 질문하며 나와 염효남의 이름도 함께 밝혔다.
여진명은 살짝 얼굴을 굳히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만인 구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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