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박도운은 본능적으로 박이윤을 등 뒤로 감쌌다.
그 순간, 그의 날 선 기세와 큰 체격이 허준혁과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마치 명암 대립하는 두 세계가 팽팽히 맞서는 듯한 대치였다.
늘 온화하던 허준혁조차 얼굴이 굳어졌다.
“박 대표님, 아무리 편든다 해도 아이가 서희를 물어서 다치게 한 건 사실입니다.”
박도운은 냉담하게 웃었다.
“그래요? 물었어요?”
그는 임서희 쪽으로 고개만 살짝 돌렸다.
“임서희, 말해봐. 이윤이가 진짜 물었어? 정 그렇다면 내가 직접 내 손으로 보호소에 보내서 다시 가르치지.”
‘보호소? 거긴 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곳인데...’
임서희는 피가 배어 나오는 손등을 세게 눌러 막은 채, 살짝 떨리는 시선으로 박이윤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표정은 여전히 잔뜩 화가 나 있었다.
자신과 닮은 큰 눈동자 안에는 말로 다 털어놓지 못한 원망과 분노가 차올라 있었다.
태어났지만 품어주지 못한 죄, 그 무게를 그녀는 견뎌내야만 했다.
임서희는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됐어요, 허 교수님. 우리 그냥 가요.”
허준혁은 더는 말릴 수 없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사는 곳으로 가자. 내가 응급 처치해 줄게.”
말을 마친 그는 임서희와 함께 관람객 사이로 사라졌다.
박도운은 점점 멀어져가는 임서희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응시했다.
그의 머릿속엔 방금 허준혁이 내뱉은 말이 계속 맴돌았다.
‘서희네 집으로 간다고? 거기서 직접 치료해 준다고?’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했다.
그때였다.
“대표님... 저도 다쳤어요...”
울먹이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리자, 류가희의 무릎에 검푸른 멍이 크게 퍼져 있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임서희와 박이윤만 챙기느라 류가희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도운의 표정이 단번에 싸늘하게 굳었다.
“오늘 행사를 담당한 경호팀 전원 해고야. 드론 쇼 담당자들은 지금 당장 나를 만족시킬 만한 제안을 들고 오라고 전해.”
...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허준혁은 임서희의 손을 조심스레 잡아 상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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