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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박도운은 주먹을 여러 번 쥐었다 폈다 하다가 성큼성큼 임서희를 뒤따랐다. 둘은 앞뒤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절의 안뜰로 들어섰다. 그때... “임서희 씨!” 회색 장삼을 입은 중년 스님이 반갑게 두 손을 모으고 다가왔다. 그의 목소리에 놀람과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 “아미타불! 임서희 씨,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방장 스님과 여러 스님들이 늘 얘기하셨습니다. 매달 절에 오시던 분이 2년 가까이 소식이 끊겨 모두 걱정했어요. 이렇게 무사히 다시 뵈니, 부처님 가피가 함께 하시나 봅니다!” 박도운의 미간이 깊게 구겨졌다. ‘2년 가까이 소식이 끊겼다고? 그럼 진짜 임서희가 여기 있다는 건 거짓말인가?’ 그의 얼굴에 불쾌한 기색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신영 씨, 지금 나를 가지고 노는 거야?” 임서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박 대표님, 성급하게 굴지 마세요.” 그녀는 스님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공손하게 말했다. “명원 스님, 뒤뜰의 소원 나무는 아직 그대로 있나요?” “하하, 무슨 말씀이십니까. 임서희 씨께서는 매달 절에 2천만 원씩 보시하시며 삼보를 공양하는 큰 공덕주이신데 임서희 씨의 소원 나무가 어찌 사라지겠습니까? 자,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스님이 돌아서서 앞장 서자 박도운의 눈매가 더 날카롭게 수그러들었다. ‘매달 절에 2천만 원씩 보시했다고?’ 결혼 생활 내내 임서희의 생활비는 한 달에 딱 2천만 원이었다. 박도운은 그녀가 옷 한 벌 새로 사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그 돈을 전부 여기에 쏟아부었다는 말인가? 그는 혼란스러운 상태로 묵묵히 스님을 따라 가서 거대한 고목 앞에 섰다. 엄청난 크기의 나무의 무성한 가지마다 붉은 소원 리본과 목재로 된 소원 패가 빽빽하게 매달려 있었다. 바람이 불자 수천 개의 패와 리본이 서로 부딪히며 맑고 청명한 소리를 냈다. 마치 신이 응답하는 것 같았다. 명원 스님이 말했다. “이게 바로 임서희 씨의 소원 나무입니다. 10년 전부터 매달 오셔서 소원을 적어 걸고 가셨잖아요. 이 나무 전체가 임서희 씨의 소원으로 가득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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