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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이번 잠은 한결 깊고 편안했다. 나는 비몽사몽간에 이튿날 점심때까지 잤다. 고개를 들자 손에 아직 수액이 꽂혀 있었다. 옆에서는 여자 간호사가 내 혈압을 재고 있었다. 나는 몸을 조금 움직였다. “우빈 오빠는요?” 간호사가 의아하게 나를 보았다. 나는 황급히 고쳤다. “고 대표님은요?” 간호사가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은 아침에 출근하셨고, 지금쯤이면 곧 돌아오실 거예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졌다. 좋았다. 눈 뜨자마자 고우빈을 볼 수 있다니. 웃다가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하루 본 낯선 남자를 내가 왜 이렇게 기다리나? 설마 이렇게 빨리 마음을 옮긴 걸까? 그 생각이 스치자, 얼굴이 뜨겁도록 민망해졌다. 나는 정말 도주은 말대로 연애 말기 환자인 걸까. 연승훈 한 사람 때문에 7년을 고생 끝에 고생으로 보내며 해안시 일대에 악명 높은 미친년이 되었는데, 이제 고우빈 한 번에 또다시 사랑의 늪에 빠지는 건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스스로 뺨을 두 대쯤 갈기고 싶어졌다. 다행히 간호사는 수액을 확인하고는 방을 나가 내 동요를 보지 못했다. 나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어젯밤 묵은 객실과는 완전히 달랐다. 현대적이고 밝은 분위기. 은빛 광택이 도는 연한 노란색 벽지, 침대는 차가운 회색과 검은색 투톤, 침구는 짙은 남색이었다. 벽에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의 달력이 하나, 그리고 몇 점의 추상 현대화가 걸려 있었다. 그중 한 점을 한참 뚫어지게 보다가, 어딘가 낯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시릴 만큼 들여다본 끝에야 깨달았다. 저 그림, 고우빈의 프로필 사진이었다. ‘으흠... 참 알뜰한 사람이네.’ 잠깐. 여긴 고우빈 방이다. 나는 뒤늦게 그 사실을 자각했다. 엉덩이부터 뜨거워지더니, 사지로 번지고, 마지막은 얼굴까지 달아올랐다. 나는 얼굴을 감싼 채 방의 배치와 소품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몸이 저릿저릿했다. 고우빈은 어젯밤 나를 자기 방으로 안아 옮겼다. 그럼 그는 어디서 잤지? 머리가 다시 윙 하고 울렸다. 이번에는 양심이 찔려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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