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화

나는 고우빈의 소매를 살짝 잡았다. “나... 저 사람 보기 싫어.” 그러자 고우빈은 나를 한 번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먼저 차에 가서 기다려.”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근데... 여긴 어떡할 거야? 경찰 부른 거 같은데.” “괜찮아. 너랑 주은 씨는 먼저 차에 타. 기사한테 집에 데려다주라고 할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도주은을 끌어 함께 자리를 뜨려 했다. 하지만 연승훈이 날카롭게 눈치를 채고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나는 얼굴을 굳히고 쏘아붙였다. “착한 개는 길을 막지 않아.” 그는 분노를 누르며 내 쪽으로 손을 뻗었다. “나랑 같이 돌아가자.” 나는 한 발 물러나 그의 손을 피했다. “싫어.” 도주은이 내 앞을 막아섰다. “연 대표님, 오늘 대표님의 졸개 몇 명 맞은 게 뭐 어쨌다고 이러는 거예요? 먼저 입 함부로 놀린 건 대표님의 개 같은 친구들이었어요. 그러니 맞아도 싸다고요!” 연승훈의 표정은 점점 잿빛으로 굳었다. “유지안, 넌 정말 버릇을 못 고치네. 이번엔 진심인 줄 알았더니 결국 또 이 난리야.” 연승훈은 비웃으며 물었다. “누가 시켰어?” 곧장 마지 고우빈이 모든 일의 원흉이라고 말하듯이 연승훈의 시선은 고우빈에게 향했다. 나는 코웃음을 쳤다. “연승훈 씨, 내가 때릴 놈 때린 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설마 내가 네 눈길 끌려고 일부러 때린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는 더 비웃었다. “아닌 척하긴. 예전에 날 찾으려고 저 인간들한테 뇌물까지 줬잖아. 돈 떨어지니까 이번에는 주먹질로 관심 끌어보겠다는 거야?” 나는 도주은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 사람이 병이 심하네? 내가 관심 끌려고 사람 때렸다고 생각한대.” 도주은은 늘 내 편이었다. “그러게. 대기업 데표가 머리까지 병든 줄은 몰랐네. 지안아, 우리 얼른 피하자. 저 인간이 멍청한 짓을 하다가 벼락 맞으면 우리도 피해 보겠어.” 그 말에 연승훈의 안색이 더 검게 물들었다. 연승훈이 손을 뻗자 한 손이 그의 손목을 정확히 붙잡았다. 연승훈이 고개를 돌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