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화
나는 머릿속에서 천둥이 쾅 하고 터지는 것 같았고 순간 어지럼증이 다시 몰려와서 온몸이 떨리면서 심장이 이유 없이 쥐어짜이듯 아팠다.
그 고통은 전과는 달리 답답한 통증이 아니라 마치 찢어질 듯한 고통이었다.
기억을 잃는다는 건 정말로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이구나.
하지만 내 몸은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게 거짓이었고 연승훈과 진슬기가 짜놓은 함정이었다.
결혼한 지난 5년 동안 연승훈은 진슬기와 연락을 한 번도 끊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이용하고 희생시키는 걸 마치 당연한 일처럼 여겼다.
‘난 멍청한 년이고... 내가 멍청하다는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었으니까.’
그 순간 나는 손발이 얼어붙었다.
나는 줄곧 기억을 잃기 전의 내가 사랑을 얻지 못해 미쳐 날뛰다 모두에게 미움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나는 모든 게 음모였고 더럽고 치졸한 계략이었다는 걸 알았다.
연승훈이 내 마음을 받아준 것도 결혼을 승낙한 것도 모두 진슬기와 함께 짜놓은 계획이고 처음부터 만들어진 판이었다.
이건 작정하고 나를 속이는 사기극이었고 나는 불쌍한 먹잇감이었을 뿐이다.
나는 웃고 싶었지만 웃음이 전혀 나오지 않았고 심장의 고통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다.
나는 가슴을 움켜쥐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쏟았다.
밖에서 두 사람은 여전히 말싸움하고 있었지만 나는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연승훈도 진슬기도 그냥 더럽다고 생각했고 이 집은 그 어떤 곳보다 더럽게 느껴졌다.
나는 소리치고 싶었고 눈앞의 모든 걸 부숴버리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옷방 안의 장롱 속에 몸을 웅크린 채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귀로 삼켰다.
“그만해! 슬기야, 왜 하필 지금 이런 옛일을 들추는 거야? 내가 너한테 뭐라도 못 해준 게 있어? 널 위해서 나는 유지안 그 미친 여자와 5년을 버텼어. 그거면 됐잖아?”
“나도 정말 지쳤다고... 넌 왜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거야?”
진슬기는 울음을 그쳤고 이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승훈아, 그럼 날 사랑한다고 맹세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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