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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내 아이가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게 생겼네

한편, 서아린은 하루에 병원에서 심유라를 두 번이나 만날 수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복도에서 다른 사람과 다투는 게 아니라 어떤 남자와 함께 계단에서 껴안고 다정하게 있었다. 들려오는 소리가 너무 크지만 않았다면 서아린은 그쪽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을 것이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니 비상구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한 남자가 심유라를 벽에 밀어붙이고서 뜨겁게 키스를 하고 있었다. 심유라는 처음에 저항하는 듯싶었으나 나중에는 남자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 서아린은 틈새로 들여다보며 두 사람의 그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남자는 즐거운 듯 신음 소리를 내며 물었다. “반년 만인데, 보고 싶지 않았어?” “꺼져!” 심유라는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더 멀리 떠나라고 했지! 왜 돌아왔어?” 남자는 혀끝으로 그녀의 입술을 핥고서 큰 손을 그녀가 불룩한 배 위에 올려 어루만지며 답했다. “내가 안 돌아오면 내 아이가 다른 사람을 아빠라고 부르게 둘 거야?” “누가... 누가 아이가 네 아이라고 말했어?” 심유라는 놀라는 듯했지만 바로 인정하지 않았다. 남자는 음침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렇잖아. 임신 기간을 계산해 보면 호텔에서의 그날 밤과 딱 맞아떨어져. 내 아이가 아니라면 설마 정말 네 그 단명한 남편 아이야?” 심유라의 얼굴색은 매우 안 좋았다. 그날 밤, 그녀는 그와 몇 번 관계를 맺었었다. 하지만 엊그제, 그녀는 주민우와도 관계를 맺었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도대체 누구의 아이인지, 사실 심유라도 확신이 안 선다. “내 남편 거야. 이 아이에게 손대지 마.” 다만 어떻게 되었든 이 아이는 오직 주민우의 아이여야 한다. 남자의 입술이 다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주민혁과 결혼한 지 몇 년이 돼도 임신이 안 되더니 그 자식이 죽으니 바로 임신이 됐다고? 날 너무 바보로 보는 거 아니야? 그게 아니면 그때부터 너는 주민우랑 뒹굴었다는 건데... 셋이랑 놀아났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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