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화 눈에 익은 남자
서아린은 고개를 들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보라색을 입어서 그런지 피부가 유난히 하얘 보였고 색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긴 머리카락을 풀어 헤치자 하얀 어깨에 걸쳐졌다. 성숙한 여자의 느낌이 물씬 났고 사랑스러운 요정 같았다.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서연오는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고 우아한 자태를 유지했다.
두 사람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었지만 거울 속 모습을 보면 서아린이 그의 품에 안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키가 훤칠한 남자와 아담한 여자의 모습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방 안의 공기는 후끈해졌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서아린은 너무 긴장해서 버벅거리면서 말했다.
“오, 오빠. 나한테 어울리는 것 같아?”
서연오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아린은 어떤 옷을 입어도 예뻐.”
“기분 좋아지라고 하는 말이지?”
서아린의 애교 섞인 목소리에 그는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만 같았다.
“나는 사실대로 말했을 뿐이야.”
이때 문밖에서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아린 씨, 혹시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아니요.”
말을 마친 서아린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얼굴이 빨개진 채 서연오와 함께 걸어 나왔다.
직원들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고는 무슨 상황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서아린은 나머지 드레스를 입기 귀찮아서 보라색 드레스를 샀다. 드레스 샵에서 나온 뒤, 두 사람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생활용품을 골랐다.
서연오가 필요한 용품을 다 준비해 두었지만 생리대만은 서아린이 알아서 사야 했다.
그녀는 수줍게 웃으면서 생리대를 진열한 구역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서연오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예전부터 서아린이 생리하면 가끔 서연오가 생리대를 샀었다. 그래서 그녀가 언제 생리를 하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기억이 맞다면 아마 며칠 내에 생리를 할 것이다.
한편, 이은정 모녀도 이곳에서 쇼핑하고 있었다. 이은정은 고급 영양제를 훑어보면서 입을 열었다.
“주민우처럼 돈이 많은 사람은 몇백억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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