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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서아라는 책상 위에 놓인 보라색 바이올렛 꽃다발을 바라보며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가 보라색 바이올렛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오직 고서준뿐이었다. 고서준 말고는 어제 함께 식사했던 허진성이 알고 있었다. 차건우는 이미 꽃다발 곁으로 걸어가 꽃 속의 작은 카드를 집어 들었다. [당신이 언제까지나 보라색 바이올렛처럼 영원히 아름답기를.] 끝맺음에는 허진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가 싸늘해지더니 손에 든 꽃다발을 정확하게 옆에 놓인 쓰레기통에 던졌다. 꽃잎은 흩어지며 쓰레기통에 떨어졌다. “차건우, 왜 버려?” 차건우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걸 간직하고 싶어?” 서아라는 차건우의 차가운 얼굴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버려버리면 내가 되돌려줄 수도 없잖아. 오히려 상대방은 내가 받아들였다고 오해할 수도 있고.” 차건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 시켜서 하나 주문하게 할게.” “네 맘대로 해.” 서아라의 표정은 담담했고 마치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차건우는 그녀의 눈가와 미묘한 표정에서 예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보아냈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그 꽃, 많이 좋아해?” 서아라는 서류를 넘기다 차건우의 말을 듣고 잠시 손이 멈칫했다. “그건 아니야, 다만...” “다만 뭐?” “그저 감탄했을 뿐이야. 무심코 한마디 했던걸, 이렇게 기억한다는 게 신기해서.” 어제 식당에서 보라색 바이올렛을 보았을 때, 그녀는 그냥 가볍게 예쁘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허진성은 그것을 기억해 두었다.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어두워졌다. ... 퇴근 무렵, 박연지가 드레스 한 벌을 들고 서아라 앞에 나타났다. “서아라 씨, 대표님께서 직접 전해 드리라고 하신 겁니다.” 박연지의 태도는 공손했지만 얼굴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지난번 일 이후, 서아라를 더 이상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듯했다. 서아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두고 가요.” 이제 대진 그룹과 태성 그룹의 협력이 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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