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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태성 그룹을 떠난 뒤 하지민은 무용학원을 차려 직접 운영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선택한 건 연예계 진출이었다. 차건우는 하지민에게 너무나 많은 빚을 지고 있었다. 하지민이 원한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띄우기 위해 수백억을 과감히 투자했다. 이 모든 사실은 차건우를 찾아 헤매던 서아라가 직접 알아낸 것이 아니라, 따로 사람을 시켜 조사한 결과였다. 서아라는 정윤혁에게 전화를 걸어 고서준을 구할 방법이 있는지 물었지만 정윤혁은 상황을 듣고는 S시에서는 자신도 힘들다고 고개를 저었다. 서아라는 속으로 차건우를 비열한 인간이라 욕하며, 결국 비행기를 타고 B시로 향했다. 차건우는 시간을 끌 수 있었지만 고서준은 그럴 수 없었다. 차건우가 머무는 호텔을 알아낸 서아라는 1층 로비 소파에 앉아 그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 쪽에서 규칙적인 하이힐 소리와 낮게 묵직한 남자의 발걸음이 동시에 다가왔다. 서아라는 고개를 홱 돌렸다. 낯익은 잘생긴 남자의 긴 다리가 시선을 끌었다. 차건우의 곁에는 젊고 화려한 여자가 함께였다. 서아라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차건우 쪽으로 걸어갔다. “차건우, 할 얘기가 있어.” 차건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하지민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서아라 씨? 이 늦은 시간에 여기서 어떻게...” 이미 새벽에 가까운 시각이었다. 서아라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서아라는 하지민을 쳐다보지도 않고 단호히 말했다. “일이 있어서요.” 하지민이 미간을 좁혔다. “건우가 요즘 새벽같이 나가서 늦게 들어오고 제대로 쉬지도 못했어요.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내일 말씀하시는 게 어떨까요? 오늘은 푹 쉬게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하지민이 마치 안주인이라도 된 듯한 태도로 말하자 서아라는 비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정말 건우를 걱정한다면 그가 쉴 시간도 없는 줄 알면서 투자자들 모임마다 데리고 다니진 않았겠죠.” 하지민의 얼굴빛이 순간 굳어졌다. 그때까지 침묵하던 차건우가 입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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