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화

차건우의 눈빛은 먹물처럼 짙고 어두웠다. “너 알고 있잖아.” 서아라는 순간 숨이 멎었다. 차건우의 말 속에 담긴 뜻을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서아라는 고개를 돌렸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차건우, 우리 곧 이혼할 거야!” 차건우는 서아라의 손을 꼭 잡은 채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갑자기 이혼하기 싫어졌어.” 서아라의 얼굴빛이 변했다. “차건우, 설마 또 마음을 바꾸려는 거야?” “그래, 마음을 바꾸고 싶어졌어.” 서아라가 말을 꺼내려던 순간, 차건우가 다시 이어갔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해도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붙잡지는 않겠어.” 그 말에 서아라의 굳어진 표정이 조금 풀렸다. “차건우, 우리에겐 이미 가능성이 없어.” “왜?” 서아라는 잠시 멈칫하다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왜냐고? 차건우, 그걸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차건우의 눈동자는 한없이 어두웠다. “알아. 내가 전에 너한테 상처 많이 줬다는 것도. 하지만 약속할게, 그런 일 다시는 없을 거야. 그리고 아이 일은 미안해.” ‘아이...’ 서아라의 가슴이 순간 먹먹해졌고 눈가는 시큰거렸다. 그 한마디 미안하다는 말을 그녀는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아이를 잃었던 그 순간, 서아라는 분명 차건우를 증오했다. 그의 냉정함, 그의 무정함, 자신을 외면하던 태도까지 다 미웠다. 하지만 사실 서아라가 더 미웠던 건 자기 자신이었다. 서아라는 알고 있었다. 아이를 잃은 게 전적으로 차건우 탓은 아니라는 것을. 그날 서아라가 차건우를 따라 나가지 않았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저 욕심을 부려 애초에 자기 것이 아닌 걸 꿈꾸었기에 이런 결말을 맞은 거였다. ‘차건우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 단지 나를 사랑하지 않았을 뿐인데.’ 차건우가 결혼을 선택한 것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 혼자 모든 걸 아름답다고 착각했을 뿐이었다. 서아라의 얼굴은 점차 차분함을 되찾았다. “이혼하고 나면 우리 그냥 깨끗하게 끝내. 과거 일은 굳이 다시 들추지 말고.” 차건우는 서아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