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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서아라의 목소리는 한층 더 차가워졌다. “차건우,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온 거야?” 남자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서아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차건우, 나 이제 너 안 사랑해. 이혼해도 나한테는 아무런 상처도 안 돼. 오히려 속이 다 시원할 것 같아.” 입가에는 웃음이 번졌지만 눈빛은 싸늘하고 날카로웠다. “하지민한테 네가 빚을 졌든 말든 그건 네 문제야. 나한테 하지민은 그냥 나를 죽이려고 한 살인자일 뿐이거든. 하지민의 부모라고 할지라도 내 앞에서 그런 짓 했으면 똑같이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 차건우의 표정도 점점 차가워졌다. 그는 이제야 한 가지 사실을 똑똑히 깨달았다. 서아라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쉽게 조종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아라야, 그 목격자가 찍은 영상은 내가 이미 다 지웠어.” 서아라는 한참 동안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낮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오늘 네가 할 말은 그거 하나야? 그냥 통보하러 온 거야?” “너도 알겠지만 내가 마음먹으면 아무도 윤수아를 건드릴 수 없어.” 서아라는 손으로 주먹을 꽉 쥔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건우는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섰다. “푹 쉬어. 퇴원할 때 내가 데리러 올게.” 그가 병실을 나서려는 찰나, 서아라의 차가운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차건우, 나 윤수아 가만 안 둘 거야.” 차건우는 잠깐 멈칫했다가 아무 말 없이 문을 열고 병실을 나섰다. ... 퇴원하는 날, 서아라는 차건우가 오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미리 정윤혁에게 부탁해 병원을 나왔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정윤혁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목격자가 찍은 영상, 차건우 사람 시켜서 삭제시켰다던데. 아라야, 혹시 내 도움 필요해?” 법이라는 건 결국 증거가 있어야만 힘을 발휘한다. 증거가 없다면 서아라의 모든 주장은 그저 근거 없는 비방에 불과해진다. 서아라는 눈을 감은 채 의자에 몸을 기댔다. “필요 없어.” 창밖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 그녀의 긴 머리를 흩날렸다. 그 모습에서 어딘가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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