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화
서아라는 별다른 감정도 없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저 입 좀 닦아. 너무 지저분하네.”
그 말이 떨어지자 경호원 한 명이 천천히 장갑을 끼기 시작했다.
윤수아는 그 행동이 무슨 뜻인지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불안에 휩싸여 비명을 질렀다.
“서아라, 너 같은 년은 아무 남자나 다 받아주는... 으악!”
경호원은 쓰레기통에 손을 넣어 이미 사용한 더러운 휴지를 한 움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그 종잇조각들을 윤수아의 입에 마구 밀어 넣었다.
윤수아는 눈이 휘둥그레져 억지로 뱉으려 했지만 다시 누군가 머리를 잡아끌고 변기 속에 처박았다.
서아라는 그 모습을 냉정하게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 어떤 동정이나 연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서아라는 윤수아의 목숨을 빼앗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대했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에게 이 정도 대우면 오히려 감지덕지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닌가?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서아라는 시계를 흘끗 보더니 조용히 경호원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이제 그만하지. 갈 시간이네.”
경호원들은 그제야 윤수아를 풀어주었다.
윤수아는 마치 망가진 인형처럼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눈물과 땀, 침이 뒤섞인 얼굴로 변기 옆에 기대어 헛구역질을 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이런 암흑 같은 굴욕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이건 더 이상 사람이 견딜 만한 고통이 아니었다.
...
윤수아를 단단히 손봐준 뒤, 서아라는 기분이 한결 나아져 혼자서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식사를 막 시작한 참이었는데 갑자기 레스토랑 문이 거칠게 열렸다.
곧이어 키 크고 날렵한 실루엣이 그녀 앞을 막아섰다.
서아라는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잘생긴 얼굴이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서아라는 손에 쥔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또 이혼 얘기하러 왔어?”
차건우는 차갑고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왜 찾아왔는지 정말 모른단 말이야?”
서아라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내가 무슨 마음을 읽는 사람도 아니고. 당신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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