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1화
서아라는 우습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지만 눈동자에는 웃는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내가 너무 빨리 깨닫지 말아야 했던 거네.”
차건우는 침실 문을 닫고 그녀의 앞까지 걸어왔다.
“서아라, 내 성질도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그는 몸을 약간 숙여 양팔을 화장대에 짚었다. 두 팔이 둥근 울타리를 만들었고, 그녀는 그 안에 갇혔다.
차건우는 고개를 낮춰 서아라의 눈을 들여다봤다. 칠흑 같은 눈동자는 깊은 호수처럼 어둑했고 서릿발처럼 차가운 기운이 번쩍였다.
“내가 아내로 맞은 사람은 집에 두는 장식품이 아니야.”
서아라의 얼굴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
그녀의 변화를 눈치챘는지, 차건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움직임은 매우 부드러웠고, 목소리도 한결 온화해졌다.
“네가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은 줄 거야. 그렇다고 너랑 오래 떨어져 지낼 생각은 없어. 서아라, 나도 정상적인 남자야.”
서아라는 그 말에 담긴 속뜻을 알아챈 듯 표정을 담담히 하고 말했다.
“밖에 나가서 다른 여자 찾...”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남자의 손이 그녀의 턱을 와락 집었다. 이어 얼음장처럼 매서운 눈빛이 그녀를 곧장 꿰뚫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차건우의 목소리는 스산했고 눈빛에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살기가 번졌다.
“다시 말해 봐.”
차건우의 검은 눈동자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눈빛은 얼음물처럼 차갑고 온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그녀를 바짝 노려봤다. 그 깊숙한 곳에는 인간적인 감정이 털끝만큼도 비치지 않았다. 서아라의 가슴이 싸늘해지며 동공이 미세하게 떨렸다.
낯설었다.
눈앞의 이 남자가 너무나 낯설었다.
너무 낯설어서... 그녀의 몸 어딘가에 두려움이 스며들었다.
서아라는 입을 달싹였지만 목이 무언가에 막힌 듯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서아라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나비 날개처럼 가늘고 여리게...
차건우의 시선이 잠깐 굳어지더니 손에 들어간 힘도 조금 풀렸다.
방금 그가 통제력을 잃고 가한 힘 때문에 서아라의 뺨에는 손가락 자국이 선명히 남았다.
“그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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