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4화
서아라는 영리한 여자였다.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그가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 금세 알아차렸다.
“대통령이 날 볼모로 삼았다는 거야?”
서아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만약 나를 이용해 천아연 씨와 결혼하라고 압박한다면 어떡할 건데?”
“신경 쓰이는 모양이네?”
차건우는 서아라에게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은 심해처럼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고 밤하늘의 별빛처럼 아름다운 반짝임을 품고 있었다. 너무 찬란하고 매력적인 눈이라 차마 시선을 돌릴 수가 없었다.
서아라는 순간 숨이 막혔다. 아니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아무 말도 뱉을 수 없었다.
차건우는 서아라의 뺨에 입을 맞췄다.
“태성 그룹과 T국은 협력 관계를 맺은 사업이 많아. 대통령도 내 반감을 살 만한 일은 하지 않을 거야.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는 방법을 택한 거지.”
차건우의 눈은 밤하늘처럼 짙었다.
“나는 이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꼭 필요해. 만약 일주일 뒤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도 난 대통령에게 놀아나지 않을 거야.”
차건우의 눈빛에서 차갑고 무심한 기색을 읽어낸 서아라는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괜히 나선 탓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나 봐.”
“아니, 네 잘못이 아니야.”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불만은커녕 미미한 즐거움이 비쳤다.
“네가 내게 화내지만 않는다면 이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서아라의 눈빛이 흔들렸다.
“시간이 늦었어. 내일 일찍 나가야 하잖아. 이제 그만 쉬어.”
“씻고 올게.”
서아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서아라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차건우는 경계심이 강한 사람이었다. 그가 대통령 부 지도를 미리 손에 넣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경계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다행히 T국에는 차건우의 당 삼촌이 있어 안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차건우는 서아라와 휴가를 보내러 온 것이었기에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
그 역시 이런 사고가 일어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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