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2화

차건우는 끝내 서아라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무리 설명해도 무슨 소용이 있을까. 차건우는 천아연과 함께 나가 있어도 서아라는 속으로 힘들고 괴로웠을 뿐 결국에는 그를 믿고 있었다. 하지만 차건우의 눈에는 서아라가 그저 외로움을 못 견디는 여자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차건우의 손아귀가 턱을 짓누르자 서아라는 아픔에 얼굴을 찡그렸다. “서아라, 네 입으로 직접 해명해.” 깊은 눈빛 속에서 어둡고 서늘한 분노가 번져 나오며 차건우의 목소리는 점점 낮고 차가워졌다. 서아라는 멍하니 차건우를 바라보다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일찍 돌아온 이유가... 그거였어?” 차건우는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며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답이었다. 서아라의 가슴은 마치 무언가에 짓밟힌 듯 저렸다. “해명은 없어. 차건우, 네가 뭐라고 생각하든 그건 네 자유야. 나도 더 이상 변명하지 않을 거야.” 또렷한 목소리로 똑바로 차건우를 바라보며 말하는 서아라의 눈빛에는 단호함이 어려 있었다. 그러자 차건우의 시선은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 “서아라.” 그 부름에 서아라는 아픈 얼굴로도 끝까지 입술을 깨물며 버텼다. 차건우의 이마가 천천히 움직였고 분노는 더욱 짙어졌다. 그러나 고집스러운 서아라 앞에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듯, 결국 차건우는 턱을 움켜쥔 손을 풀어버렸다. 안도의 순간도 잠시였고 차건우의 입술이 거칠게 서아라의 입술을 덮쳤다. 서아라는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얼어붙었다. 그러나 차건우는 이미 깊고 무자비하게 파고들고 있었다. 서아라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침처럼 차건우를 깨물려 했지만 차건우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그녀의 턱을 세게 붙들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입술은 더욱 거칠게 밀려들었고 결국 서아라는 정자의 기둥에 눌린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차건우의 입술이 목선을 따라 내려가려 하고 손길이 허리 매듭을 풀려는 순간, 서아라는 비로소 그의 의도를 깨닫고 절규했다. “차건우, 그만해!” 그러나 차건우는 아랑곳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