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화
천아연도 이미 성인이었기에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천아연은 곧 시선을 거두고 차건우를 바라보았다.
“건우 씨, 우리 이제 가야 하지 않나요?”
어젯밤 차건우가 일찍 돌아온 것만으로도 천아연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그때 차건우의 얼굴빛이 어둡게 드리워져 있었기에 감히 막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설마 건우 씨가 그렇게 서둘러 돌아온 이유가...’
생각이 그 지점에 미치자 천아연의 마음 한구석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꿈틀거렸다.
서아라는 금세라도 쓰러질 듯 지쳐 있었고 한눈에 봐도 밤새 한숨 붙이지 못한 얼굴이었다.
‘늘 냉정하고 금욕적으로 보이던 차건우가... 자신에게는 언제나 거리를 두던 차건우가... 설마 이렇게까지 거칠 수 있다니.’
천아연은 몰래 차건우를 흘깃 바라보다가 가슴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질투와 씁쓸함을 억눌렀다.
“아직도 안 갈 거예요?”
차건우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그 말에 천아연의 표정은 단번에 얼어붙었다.
“알아요.”
“아연 씨가 이미 와 있으니 따로 알려줄 필요도 없겠죠. 오늘은 서아라와 함께 갈 겁니다.”
“뭐라고요?”
서아라와 천아연,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소리쳤다.
천아연은 재빨리 서아라를 한 번 흘겨보고 다시 차건우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건우 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
차건우는 차갑게 대꾸했다.
“천아연 씨, 우리 사이도 결국은 거래일 뿐입니다. 한 명 더 있든, 한 명 덜 있든 무슨 상관이겠어요.”
“안 돼요!”
늘 사랑스럽고 활달한 모습을 보이던 천아연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격앙되었다.
“처음에 아버지랑 분명히 약속했잖아요. 일주일 동안은 저하고만 지내기로 했는데... 이제 와서 건우 씨의 아내를 끼워 넣는 게 도대체 무슨 생각이죠?”
“천아연 씨도 알다시피 저는 아연 씨와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차건우의 얼굴은 마치 신화 속 조각상처럼 차갑고 빛났고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 목소리는 매정하기 그지없었다.
“일주일이든, 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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