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1화
서아라는 참다못해 입술을 삐죽였다.
아무리 무표정하게 굴어도 오랫동안 부부로 살아온 덕분에 차건우가 마음속으로 불편해한다는 건 금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서아라는 굳이 들춰내지 않고 그냥 발걸음을 옮겼다.
먹거리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자 천아연은 완전히 먹보로 변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정신없이 음식을 사 먹었다. 두 사람은 아예 신경 쓸 틈도 없는 듯 보였다. 이상하게도 서아라가 곁에 있어서인지 천아연이 차건우에게 지나치게 다가가는 일도 없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정오가 가까워졌다.
걸음을 옮기며 군것질을 계속한 덕에 서아라는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배가 불러 왔다.
그동안 차건우는 묵묵히 옆을 지키며 서아라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평소라면 이런 길거리 음식 따위는 하찮다며 눈길조차 주지 않을 사람이지만 오늘만큼은 서아라가 즐겁게 먹는 모습을 보고 굳이 말리지 않았다.
차건우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 복잡하고 강한 냄새가 가득한 거리에서 서아라는 왜 저토록 행복해 보이는 걸까.’
서아라는 앞쪽에서 눈에 띈 노점을 보고 눈빛이 반짝였고 장난기가 스며든 표정으로 차건우를 돌아봤다.
“점심시간인데 아무것도 안 먹을 거야?”
차건우는 본래 말수가 적었고 서아라가 뭘 사려 하면 말리는 것 외에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요즘 두 사람의 관계가 원만치 않아 서아라 역시 먼저 말을 건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 만에 처음으로 서아라가 먼저 차건우에게 건넨 말이었다.
차건우는 짧게 대답했다.
“별로 안 배고파.”
“배고프지 않아도 뭔가라도 먹어야지.”
서아라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원래 위가 약하니까 제때에 밥 먹는 게 중요하잖아.”
그러자 차건우의 목젖이 살짝 움직였다. 까맣게 가라앉은 눈빛이 서아라의 환하고 고운 얼굴에 오래 머물렀다.
“그럼 내가 사람을 불러서 준비하게 할게.”
서아라는 차건우의 손길을 막으며 환하게 웃었다.
“왜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여기 이렇게 맛있는 게 많은데 그냥 여기서 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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