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4화
서아라의 눈빛이 잠시 반짝이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차건우가 제 말을 안 믿을 거로 생각하시는 거예요?”
임우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하신 대로 아라 씨가 실종되고 납치당했다고 해도 아무런 실질적인 증거가 없잖아요. 그럼 그는...”
서아라는 그의 말을 끊고 차분히 입을 열었다.
“그럼 차건우는 자기가 밤에 돌아오지 않은 일 때문에 제가 화가 나서 일부러 아픈 척을 하며 병원에 누워 있다고 생각한다는 건가요?”
임우현은 여유로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건 여자들이 흔히 쓰는 전형적인 수법 아닌가요? 천아연도 그 방법으로 차건우를 옆에 두고 있었잖아요.”
“제가 그런 수법을 쓸 사람으로 보이나요?”
임우현은 서아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서아라 씨는 성격상 그럴 사람은 아니죠. 하지만 세상일이란 누구도 알 수 없는 법이잖아요. 여자의 질투심은 언제나 무섭고 예측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서아라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아무도 진실을 믿지 않고, 제 말을 믿어주지 않을 거라는 거죠?”
“그건 아니에요.”
서아라는 의아한 눈빛으로 임우현을 바라보았다.
임우현은 느긋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저는 그 말을 믿어요.”
그의 말에 서아라는 문득 어리둥절해졌다.
아마 아직 머리가 무겁고 생각이 빠르게 따라가지 못한 탓인 것 같았다.
“그러니까 임우현 씨의 말씀은...”
임우현은 드물게 인내심을 보이며 차분히 설명했다.
“제가 믿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믿을 거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특히 차건우는 더욱 그렇죠. 지금은 아라 씨가 납치당했다는 걸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잖아요.”
서아라는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비웃음이 비친 표정으로 말했다.
“임우현 씨는 저를 믿는다면서, 왜 차건우는 저를 믿지 않을 거로 생각하시는 거예요?”
임우현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마도 차건우 씨는 당사자라서 그런 거 아닐까요?”
차건우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한 시가 훌쩍 지난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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