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화
“...”
저쪽에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미안해요. 방금 발신자를 확인하지 못했어요.”
“천아연 씨, 그 말은 몇 살짜리 어린아이나 속겠어요.”
천아연은 잠시 침묵한 뒤 말했다.
“서아라 씨, 건우 씨는 왜 찾아요?”
“그 사람한테 할 얘기를 그 쪽에게 알릴 필요가 있나요?”
천아연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서아라 씨, 우리 사이에 제대로 대화할 수는 없나요?”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서아라의 목소리가 무심하고 느긋하게 들렸다.
“차건우한테 전화 넘겨요. 할 말이 있으니까.”
“건우 씨 볼일이 있어서 잠깐 나갔어요.”
천아연이 차분하게 설명했다.
“돌아오면 다시 전화하라고 할게요. 괜찮죠?”
서아라는 휴대폰을 쥐고 눈썹 끝을 살짝 올렸다.
천아연은 지금 자기가 차건우의 여자라도 된 듯 굴었다.
“그러세요. 그 전에 천아연 씨한테 경고할 게 있어요. 반드시 명심해요. 잊어버리면 그 대가로 차건우가 다시는 그 성에 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앞으로 멋대로 다른 사람 전화 받지 마요. 무척 예의 없는 행동이거든요.”
천아연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서아라는 전화를 끊었다.
전화 너머 천아연은 끊긴 전화를 바라보며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분노를 가라앉혔다.
대략 5분 후 서아라의 전화가 다시 울렸고 화면을 확인한 그녀의 입가에 비웃음이 스쳤다.
전화를 받자 저편에서 남자의 깊고도 듣기 좋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라야.”
“이 전화 한 통을 받는데 평생 기다려야 할 줄 알았어.”
서아라의 목소리엔 아무런 감정도 없었지만 내뱉는 말에는 조롱이 가득했다.
“차건우, 천아연과 결혼하고 싶으면 그렇다고 인정해. 여기서는 날 붙잡고 거기서는 몰래 천아연과 데이트하지 말고. 당신은 아닐지 몰라도 보는 내가 다 피곤해. 어차피 난 당신 곁을 벗어날 수도 없는데 그냥 그 여자와 결혼하는 게 어때?”
말을 마친 서아라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전화 너머 차건우는 끊어진 전화를 바라보며 날카로운 눈매를 살짝 찌푸렸다.
그는 고개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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