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서아라는 담담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뭘 설명해?”
“어떻게 네가 대진 그룹의 책임자가 된 거지?”
“그게 그렇게 이상해?”
서아라는 차건우를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결혼한 이후로는 직장을 그만뒀지만 설마 내가 너 만나기 전부터 집에 틀어박혀 빈둥거리기만 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차건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대진 그룹의 책임자가 된 이유가 뭐야?”
그는 대진 그룹이 태성 그룹보다 더 까다로운 입사 기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리 유능한 사람이라도 쉽게 들어가기 힘든 회사였다. 하물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서아라가 고위직이라니, 도무지 믿기 어려웠다.
서아라는 그가 무엇을 의심하는지 뻔히 알았지만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가볍게 웃었다.
“내 이력서가 괜찮았으니 뽑힌 거겠죠. 설마 차 대표님은 정윤혁 씨가 뒤에서 손을 써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차건우의 눈에 이채가 번뜩였다. 그는 정윤혁과 여러 차례 부딪힌 적도 있고 그 사람에 대해 조사도 해봤다.
정윤혁은 사적인 감정을 공적인 일에 끌어들이는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겉보기엔 그저 무력하고 무능해 보이던 서아라가 막 사회에 발을 들인 시점에서 대진 그룹의 고위직이라니...
“너 경영학 전공했어?”
서아라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되물었다.
“그걸 전공하지 않았으면 내가 대진 그룹에서 일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근데 왜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얘기를 안 했어?”
“네가 언제 물어본 적 있었어?”
서아라의 반문에 차건우는 말문이 막혔다.
그는 문득 자신이 서아라에 대해 아는 게 정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의 과거, 가족,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차건우는 단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서아라는 그의 그런 혼란을 모를 리 없었지만 그럼에도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우리 결혼하고 나서 내가 태성에 들어가서 너 도와주고 싶다고 말한 적 있었잖아. 그런데 그걸 거절한 건 너였어. 지금 와서 왜 말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거 좀 웃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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