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화
차건우는 옆자리의 안전벨트를 뽑아 조심스럽게 서아라에게 매어주었다.
서아라는 깜짝 놀란 기색을 보였다.
그때 차건우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안전벨트 해야지.”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서윤정이 흐뭇한 미소로 말했다.
“아라야, 조수석에 앉더라도 안전벨트는 꼭 해야 한단다. 건우는 정말 배려가 깊구나.”
서윤정이 없었다면 서아라는 분명 냉소를 터뜨렸을 것이다.
차건우는 참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었다.
얼마나 배려가 깊은지 다른 여자의 물건이 당당하게 그녀 앞에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마치 하지민이 그의 아내인 것처럼.
서아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 서윤정이 차건우에게 말을 걸었다.
“건우야, 엄마가 듣기로는 네 첫사랑이 얼마 전에 돌아왔다고 하던데?”
그 말을 들은 서아라는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차건우와 하지민의 다정한 관계는 더 이상 감출 수 있는 비밀이 아니었다.
그가 하지민을 얼마나 아끼는지, 곧 모두가 알게 될 것이다.
서윤정이 그 사실을 알아도 이상할 게 없었다.
하지만 그 질문에도 차건우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담담하고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지금은 태성 그룹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래?”
서윤정은 약간 놀란 듯 되물었다.
“그 아가씨는 왜 굳이 태성 그룹에서 일하는 거지?”
“지민이는 원래 무용을 전공했지만 저를 구해주다 다리를 다쳤습니다. 이전처럼 무용을 할 수 없게 돼서 귀국한 뒤에는 저를 구해 준 보상으로 태성 그룹에서 간단한 일을 맡기기로 했어요.”
논리적인 차건우의 말에 서윤정은 물론 서아라도 그 말에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엄마가 S시에 와서 너와 그 아가씨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
서윤정의 잠깐 망설이다가 곧 다시 입을 열었다.
“건우야, 혹시 아직도 그 아가씨를 잊지 못한 건 아니지?”
“저와 지민이는 이미 지난 인연일 뿐이에요. 서아라와 결혼한 이후로 지민이와 다시 만날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습니다. 그저 지민이에게 진 빚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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