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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손가락이 막 휴대폰 화면에 닿으려는 순간, 뒤에서 옷자락이 불쑥 잡아당겨졌다. 정초아가 어느새 바짝 다가와 있었다. 두 팔이 물뱀처럼 한서준의 목을 감더니, 뜨거운 숨결이 귓가에 닿았다. 그 목소리에는 대놓고 도발과 유혹이 뒤섞여 있었다. “벌준다면서? 한서준, 능력 있으면 해 봐.” 방금까지 겨우 떠올랐던 윤하린에 관한 미안함과 걱정 따위는 그 노골적인 도발과 익숙한 향기에 순식간에 산산조각 나 버렸다. 그 순간, 한서준의 눈빛이 스르르 어두워졌다. 정초아를 굴복시키고 싶다는 욕망과 뒤틀린 감정이 북받쳤다. 한서준은 휴대폰을 그대로 내려놓고 몸을 홱 돌렸다. 요염하게 웃는 정초아를 한 팔로 번쩍 들어 올리더니 곧장 2층으로 향했다. 원래 자신과 윤하린의 안방이었던 그 방으로 갔다.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 문을 발로 걷어차듯 열고 한서준은 정초아를 푹신한 침대 위에 내던졌다. 윤하린이 어디로 갔을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마음 한구석을 찌르던 작은 죄책감은 그날 밤 뜨거운 욕망과 익숙한 뒤엉킴 속에서 완전히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 한서준이 눈을 떴을 때, 안방 안은 정초아의 달콤한 향수 냄새로 가득했다. 반사적으로 옆자리에 손을 뻗었지만, 닿은 건 차갑게 식은 빈자리뿐이었다. 한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욱신거리는 관자놀이 때문에 괜히 기분이 더 언짢아졌다. 그때 휴대폰 화면이 번쩍였다. 정초아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금고에 있던 돈은 내가 가져갈게. 새로 산 가방이 꽤 마음에 들어서, 어제 병원에서 나한테 그렇게 모질게 군 건 봐주기로 했어.] 한서준은 대충 한 번 훑어보고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답장을 보낼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정초아가 이 정도로 구는 건 이제 한서준에게 너무 익숙해서, 뭐라 반응하기도 무뎌질 지경이었다. 한서준은 상반신을 일으키며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설명할 수 없는 짜증과 허전함이 가슴 어딘가에 가라앉아 있었다. 무심코 휴대폰을 집어 든 한서준은 버릇처럼 윤하린과의 문자 대화창을 열었다. 맨 마지막 줄에는 전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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