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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정초아의 얼굴은 병적으로 새하얘져 있었고, 허리와 배 쪽에는 두꺼운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다. 누가 봐도 아직 회복이 덜 된 상태였다. 그런데도 정초아의 두 눈 안에서는 모든 것을 불태워 버릴 듯한 광기 어린 증오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마치 두 줄기 도깨비불처럼 직선으로 한서준에게만 꽂혀 있었다. “여러분, 똑똑히 보세요!” 정초아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유리 긁는 소리처럼 회의실 공기를 갈라놓았다. “여기에 앉아 있는 한서준은 알고 보면 정말 가식적인 사람이에요! 완전히 미쳐 버린 인간이라고요!” 그 말에 벌떡 일어선 한서준의 얼굴은 잿빛으로 굳어 있었고 관자놀이에는 핏줄이 불쑥 솟아올랐다. “정초아, 당장 집어치우고 꺼져. 경호원!” “대표님, 일단 말하게 두세요.” 한 이사가 묵직한 소리와 함께 책상을 탁 내리치며 제지했다. 한성 그룹에서 손에 꼽히는 원로 이사였고 한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이미 노골적인 불만과 의심이 서려 있었다. 그 말에 정초아의 얼굴에 일그러진 쾌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정초아는 떨리는 손가락을 번쩍 들어 한서준을 겨누었다. 증오와 흥분이 극도로 뒤섞인 탓에 목소리는 높게 찢어져 있었지만 회의실 안 구석구석까지 또렷하게 파고들었다. “바로 저 사람이에요. 한서준, 제정신이 아닌 괴물이죠! 예전에 한밤중에 사람까지 데리고 우리 부모님의 묘지를 파헤쳤어요! 죽은 사람도 못 쉬게 만들고 유골을 으깨 뿌려 버렸다고요. 그저 자기 나름대로 우습고 한심한 복수심 때문에 그랬어요. 여러분은 양심에 손 얹고 생각해 보세요. 죽은 사람까지 건드리는 인간이, 최소한의 선도 지키지 않는 이런 미친 인간이랑 같이 일하면서, 벌 안 받을 거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한성 그룹은 이 사람 손에 있는 이상 망하는 길밖에 없어요. 완전히 박살 나는 수밖에 없다고요! 제가 회사에서 했던 모든 짓은, 전부 다 이 인간한테 복수하기 위해서였어요!” “와아...” 회의실 안이 단숨에 술렁였다. ‘조상의 묘지를 파헤렸다고?’ 사람들 사이에서 두루뭉술하게 떠돌던 소문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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