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신정민이 숨을 고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게다가 네가 이번 시합에 이렇게 사람들 눈에 띄게 된 것도 태현빈이 투표를 해줬기 때문아니냐? 벌써 진작에 떨어졌어야 할 걸. 여기가 어떤 세상인데, 남자가 주도하는 판에서 네가 그 남자들하고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니? 오히려 덤터기나 쓰지. 네가 한 사람한테 복잡한 관계를 맺는 게 일터에서 여러 사람한테 휩쓸리는 것보다 낫지 않겠니?”
하지만 심가은은 전혀 엉뚱한 데에 신경이 쏠려 있었다.
“태현빈이 저한테도 투표했다고요?”
신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태현빈이 널 위해 4억이나 썼다더라. 네 그 변호사라는 사람이 한 번에 그렇게 큰돈을 쓸 수 있을 것 같니? 에잇, 꿈도 꾸지 마. 그 사람은 너한테 이런 좋은 물질적인 생활을 못 해줘.”
신정민은 한때 부잣집 사모님이었으니 심가은 역시 자신처럼 돈을 물 쓰듯 하던 시절을 계속 누리기를 바라는 건 당연했다.
심가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태현빈한테 확실히 말해야겠어요. 저한테 더는 돈 쓰지 말라고요.”
백이현이 돈을 써서 투표를 해줬을 때는 딱히 빚을 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백이현은 심가은에게 빚진 게 많았으니까.
하지만 태현빈은 경우가 달랐다.
서로 별로 친하지도 않은 데다가 태현빈이 대뜸 돈을 쓴 게 심가은을 빚진 사람으로 만들었다.
신정민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여자를 꼬시는데 돈 안 쓰는 남자가 어디 있니? 네 아빠도 날 따라다닐 때 명품, 보석, 별장까지 안 바친 게 없어. 전부 진짜 돈으로 한 거였다고. 내가 말해줄게. 돈 많은 남자랑데이트하면 네 몸도 마음도 행복할 테지만 돈 없는 남자랑 만나면 둘이 더치페이나 하며 찬바람이나 맞아야 하는 거야. 너 바보 같은 생각 하지 마라.”
신정민의 잔소리를 듣고 있던 심가은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오래 말했더니 이제 힘드시죠. 어서 쉬세요. 제가 이틀 뒤에 다시 올게요.”
겨우 신정민을 달래서 잠들게 하고는 심가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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