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1화
백이현은 그녀가 직접 와서 자신을 돌봐주길 바랐다.
하지만 심가은은 그들이 거절하자 더 이상 고집하지 않았다. 그녀는 백이현에게 말했다.
“매일 시간 내서 보러 올게.”
비록 그들 사이에는 수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백이현이 결국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기에 심가은은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었다.
다음 날, 심가은은 백이현을 보러 왔다.
그곳에는 주서연도 있었다. 그녀는 부드럽게 백이현의 손을 닦아주고 사과를 깎아 먹여주고 있었다.
도무지 믿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그렇게 오만하던 주서연이 이렇게까지 비굴하게 백이현을 모시고 있다니 놀라웠다.
하지만 백이현은 그런 주서연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냉랭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심가은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이 예전에 똑같이 백이현을 간호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백이현은 지금처럼 냉담했다.
이 남자는 언제나 누군가를 소유하고 있을 때 가장 잔인했다.
사람을 끝없이 짓밟고 먼지처럼 대하는 버릇이 그가 결코 바꾸지 못한 천성이다.
과일을 내려놓으며 심가은이 물었다.
“이현 씨, 오늘은 좀 어때?”
백이현은 그녀를 보자 눈빛이 순간 밝아졌다.
“나 많이 아파. 왜 이제야 온 거야?”
옆에 있던 주서연은 바로 적대적인 눈빛으로 심가은을 노려보았다.
가볍게 웃으며 심가은이 말했다.
“서연 씨가 제대로 돌보지 못했나 봐?”
주서연이 백호 그룹에게 여전히 쓸모가 있는 이상 백이현은 마음속으로 싫어도 체면상 그녀를 무시하지는 못했다.
그는 주서연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말하지 않고 그저 상처받은 눈빛으로 심가은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심가은은 백이현의 눈을 피하며 옆의 보호자용 의자에 앉았다.
“내가 도와 줄 거라도 있을까?”
어차피 주서연이 있는 이상 자신이 나설 일은 없을 테니 그녀는 그냥 형식적으로 물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백이현이 입을 열었다.
“머리가 좀 아파. 좀 눌러줄 수 있어? 예전에 너는 항상 그렇게 해줬잖아.”
백이현의 다리가 회복되지 않았던 시절 그는 자주 짜증을 냈었다.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두통이 찾아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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