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0화
심가은이 가볍게 웃었다.
“역시 하나도 안 변했네. 이것도 갖고 싶고 저것도 갖고 싶고 주서연 씨 도움을 얻고 싶다면 나까지 가지려는 생각은 버려. 솔직히 말해서 그런 태도 정말 역겨워. 주서연 씨는 어떻게 참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못 참아.”
그 말을 끝내고 그녀는 백이현을 밀쳐내며 곧장 걸음을 옮겼다.
근처 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을 포장해 사무실로 돌아와 먹기 시작했는데 반쯤 먹었을 때 송민재가 고급스러운 포장 도시락 여러 개를 들고 들어왔다.
심가은은 본능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송민재는 도시락을 그녀의 책상 위에 하나씩 내려놓으며 말했다.
“누나, 나 아까 아래층에서 어떤 분을 만났는데 바로 위층 회사의 백 대표님이래요. 되게 큰 회사 한다던데요? 왜 여기로 이사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나랑 한참 얘기하다가 갑자기 자기 비서한테 음식 좀 사서 주라고 하더라고요. 나 혼자 먹기가 미안해서 누나랑 나눠 먹으려고 가져왔어요.”
심가은의 시선이 차갑게 식었다.
“앞으로 그 사람이랑은 말도 섞지 마. 그리고 그 사람이 준 건 손도 대지 마.”
송민재는 당황했다.
“누나, 왜요? 그 백 대표님 되게 괜찮은 사람 같던데요? 누나한테 관심 있는 거 딱 느꼈어요. 한 번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심가은은 단호하게 말했다.
“송민재, 여기서 계속 일하고 싶으면 내 사적인 일에 끼어들지 마. 그리고 이유 같은 건 묻지 마. 이 음식들 전부 다시 가져가.”
송민재는 실망한 표정으로 도시락을 다시 챙겼다.
심가은이 백이현과 잘 되면 자기도 덩달아 좋은 일 생길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 밖의 반응이었다.
결국 그는 도시락을 들고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다 무슨 생각이 났는지 휴대폰을 꺼내 백이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백 대표님, 아까 주신 음식 누나한테 드렸는데요, 안 드시네요.]
곧바로 답장이 왔다.
[괜찮아요, 송민재 씨. 시간 나면 같이 밥 한 번 먹어요.]
그 한 문장에 송민재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런 대단한 사람이 나랑 밥을 먹자고 하는 것은 상상도 못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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