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다행히도 운전기사는 곧 자리를 떴다.
멀어지는 인기척을 느낀 심가은도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쉬며 휴대폰을 꺼냈다. 하지만 휴대폰 화면이 꺼져 있었다. 그녀의 심장도 함께 무겁게 내려앉았다.
심장이 터질 듯 뛰고 머리가 빙글거렸다. 이대로 잠들면 다시 깨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심가은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피가 스며 나올 정도로 세게.
그렇게라도 쏟아지는 잠을 물리쳐야 했다.
‘지금 날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 오직 나만이 날 지킬 수 있어...’
심가은이 다시 가방 속을 더듬었다.
손끝에 닿은 것은 쇼핑 중 귀여워서 산 통화 기능 시계였다. 원래는 비서에게 같은 제품을 더 사서 학생들에게 포상용으로 주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장난감 같은 시계가 그녀의 목숨을 지켜줄 줄은 몰랐다.
실낫같은 희망에 손이 덜덜 떨렸다.
시계를 켠 심가은이 서민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저벅, 저벅... 점점 그녀에게 가까워지는 발소리가 들렸다.
심가은은 재빨리 시계를 끄고 몸을 웅크렸다.
운전기사는 그녀가 숨은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 쉰 목소리가 어둠을 갈랐다.
“백이현!!! 네가 특허를 훔쳐 내 회사를 파산시켰지! 네 놈 때문에 내 가족도 다 흩어졌어! 그러니 넌 절대 편하게 못 죽어!!! 네가 가장 아끼는 여자를 납치했다! 돈을 보내기 전엔 돌려보내지 않을 테니 그렇게 알아 둬! 아니면, 이 여자는 여기서 죽어.”
심가은이 이를 뿌득 갈았다.
‘결국 또 백이현 때문이야. 빌어먹을 백이현!!! 네가 한 일인데 왜 내가 피해를 보아야 하는 거냐고!’
운전기사는 제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하! 나 몰라라 하시겠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거야!”
멀어져 가는 발소리에 겨우 가슴을 진정시킨 심가은이었지만 곧 코끝을 스치는 탄 냄새에 숨이 막혔다.
풀숲 너머, 붉은빛이 파도처럼 퍼지고 있었다.
바싹 마른 풀잎들이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자 그녀를 둘러싼 공간 전체가 화염으로 차올랐다.
심가은의 동공이 공포에 휘어졌다. 그녀는 재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