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주말이 되고, 백이현은 약속했던 대로 주서연과 함께 드레스 샵으로 향했다.
억지웃음을 지은 채 차에서 내리고 보니 며칠 전에 심가은과 함께 왔던 바로 그 드레스 샵이었다.
백이현은 잔뜩 신난 얼굴로 드레스를 입어보는 주서연과 집으로 가고 싶은 티를 팍팍 냈던 심가은의 얼굴을 겹쳐보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만약 심가은이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면 웨딩 사진 찍자는 소리를 들었을 때 분명 주서연과 똑같이 행복한 얼굴을 했을 것이다.
주서연은 새로운 드레스로 갈아입을 때마다 백이현의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백이현은 그저 의무적으로만 대꾸해 줄 뿐 큰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주서연은 그의 태도에 아주 잠깐 감정이 상했지만 곧 결혼한다고 생각하니 그 마음도 금세 사라져 버렸다.
“오빠, 일단 제일 마음에 드는 거로 입고 사진 한번 찍어보자. 어울리면 그때 말리브로 가서 찍는 거로 해.”
“그래.”
백이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서연은 사진작가가 세팅을 마친 후 곧장 백이현의 팔짱을 꼈다. 하지만 환한 그녀의 얼굴과 달리 백이현의 얼굴은 어색하고 딱딱하기 그지없었다.
사진작가는 일전에 한번 본 듯한 신랑의 얼굴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굳이 입 밖으로는 내지 않았다.
‘돈만 받으면 그만이지 뭐.’
사진을 다 찍은 후, 주서연은 얼른 사진작가 곁으로 다가가 사진을 확인했다.
반면 백이현은 관심 없는 사람처럼 곧장 소파로 향했다.
주서연은 제일 잘 나온 사진을 한 장 픽 하고는 사진작가를 향해 말했다.
“이 사진만 보정해 주세요. 이따 인스타에 올릴 거예요.”
사진작가는 고개를 끄덕인 후 노트북을 켜 폴더를 열었다.
그때, 폴더 속 사진을 훑어보던 주서연이 갑자기 얼굴을 굳히며 사진작가의 마우스를 빼앗았다.
‘심가은? 심가은이 왜 여기 있어?’
백이현과 심가은이 찰싹 달라붙어 있는 사진을 본 주서연은 눈을 부릅뜨며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백이현이 자신 몰래 심가은과 이런 짓을 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또한 심가은에게도 강렬한 배신감을 느꼈다. 그녀 앞에서는 줄곧 마음을 다 정리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