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화
심가은의 차가운 눈빛에 백이현은 가슴이 욱신거렸다.
“나는 그냥 네가 걱정됐을 뿐이야.”
백이현의 입에서 상처받은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신은 나를 몰라.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일에 신경 꺼.”
심가은은 그렇게 말한 후 단상에 올랐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설하영과 차미원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서민준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그녀에게 응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심가은은 그들에게 미소를 건넨 후 관객들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사람들은 의심의 눈빛을 장착한 채 그녀를 스캔했다. 요즘은 신분을 숨긴 채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워낙 많아 뭐든 의심해 봐야 했다.
라이브 댓글 창에서는 아직도 곽인택의 팬들이 갖은 욕을 해대고 있었다.
심가은은 인사를 건넨 후 진지한 얼굴로 피아노 곁으로 다가가 의자에 앉았다. 그러고는 사람들의 주시 속에 천천히 연주하기 시작했다.
심가은은 첫 번째 음이 들리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가 버린 듯 피아노에 모든 신경을 다 쏟아부었다.
그녀가 선보이는 고난도의 연주에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던 주서연은 입을 떡하고 벌렸다.
‘말도 안 돼. 이걸 연주하는 게 가능하다고? 이 어려운 곡을? 거짓말일 거야. 거짓말이 분명해!’
그때 곽인택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네가 제공해 준 자료들 다 가짜잖아. 심가은의 동기들이 심가은 비방하지 말라고 난리야. 나한테 증거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너 때문에 이게 뭐야? 이러다 내 인기가 하루아침에 추락하겠어!”
“속지 마! 심가은이 이렇게도 난도가 높은 곡을 소화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내가 알아. 지금 연주하는 거 다 거짓말이야!”
곽인택은 미친 것 같은 그녀의 말에 혀를 차고는 이내 전화를 끊어버렸다.
부잣집 사위 되려다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가게 생겨버렸다.
연주를 마친 심가은은 조금 창백해진 얼굴로 손을 덜덜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최대한 괜찮은 척 인사하고 미소까지 지어 보였건만 눈썰미 좋은 사회자가 금방 이상함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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