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심가은은 주서연이 뜬금없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드는 모습에 황당해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제가 언제 백이현한테 매달렸다는 거예요?”
심가은은 주서연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차라리 부탁 좀 할게요. 서연 씨가 백이현을 좋아한다면서요? 그러면 제발 잘 붙잡고 있어요. 저한테까지 끌어들여 귀찮게 만들지 말고요. 전 이제 백이현한테 추호도 관심 없으니까요.”
그 말만 남기고 심가은은 단호하게 등을 돌려 걸어 나갔다.
주서연은 손바닥을 움켜쥔 채, 가슴 가득 차오른 분노를 삼키지 못한 채 차로 돌아왔다. 결국 휴대폰을 꺼내 성주현 오케스트라의 단장 진학수를 불러냈다.
“진 단장님, 저예요.”
진학수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급히 공손해졌다.
“아, 주서연 씨, 무슨 일입니까?”
주씨 가문에서 오케스트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터라 주서연을 대하는 태도는 자연히 극진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주서연이 사적으로 여러 번 접대하며 이익을 챙겨준 적도 있기에 진학수는 그녀의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줄 각오가 되어 있었다.
주서연은 서두를 생략하고 곧장 본론을 꺼냈다.
“곧 신규 단원 오디션을 연다고 들었어요. 혹시 심가은이라는 이름이 접수 명단에 올라오면 그 지원서는 없던 걸로 처리해 주세요. 가능하겠죠?”
진학수는 순간 멍해졌다. 남의 기회를 고의로 지워버린다는 게 양심에 찔렸다. 그러나 상대가 주씨 가문의 장녀라는 사실이 곧 망설임을 덮었다.
“문제없습니다. 주서연 씨, 걱정하지 마세요. 확실히 처리하겠습니다.”
“좋아요. 일이 끝나면 시내 아파트 한 채를 선물로 드릴게요.”
뜻밖의 큰 보상에 진학은 환호를 터뜨리며 감사 인사를 연발했다. 전화를 끊은 주서연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심가은이 설령 제 실력을 발휘해도 변수는 미리 제거하는 게 확실한 길이었다.
한편, 성주현은 연습실을 나서다 마침 서민준과 마주쳤다.
“마침 잘 만났네. 네 형하고 저녁 약속이 있는데 같이 가지 않을래?”
“좋습니다.”
둘은 함께 프랑시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이미 기다리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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