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백이현은 심가은이 어젯밤 일을 겪고 나서야 밖에서 일하는 것보다 가정주부로 지내는 게 더 낫다는 것을 깨닫고 찾아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백이현은 웃으며 말했다.
“들여보내.”
심가은은 백호 그룹 건물로 들어섰다.
이전에 몇 번 왔을 때는 백이현에게 서류를 전하러 왔을 뿐이라 백이현은 한 번도 그녀를 자신의 사무실로 들인 적이 없었다.
회사 사람들 역시 그녀가 백호 그룹 사모님인 줄 모르고 있었다.
백이현이 그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심가은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굳이 회사로 찾아오지 않았다.
이번에도 문전박대당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원지아가 직접 그녀를 위층으로 안내했다.
원지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모님, 커피 드릴까요? 취향을 말씀해 주시면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심가은은 예의 있게 웃으며 말했다.
“금방 갈 거라서 괜찮아요.”
심가은이 거절하자 원지아도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심가은은 바로 백이현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백이현은 그녀를 보자 원지아를 내보내고 문을 닫은 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무슨 일로 왔어?”
심가은은 성큼성큼 걸어가 책상 위에 놓인 컵을 집어 그대로 그의 얼굴에 뿌렸다.
예상치 못한 심가은의 행동에 백이현은 차마 피하지 못하고 물을 뒤집어썼다.
얼굴이 어두워진 백이현은 이를 악물며 외쳤다.
“심가은, 이게 무슨 짓이야?”
심가은은 입꼬리를 올리며 싸늘히 웃었다.
“무슨 짓이냐고?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건지나 설명해. 그 납치범들, 네가 고용한 거 맞지?”
“무슨 납치범? 난 모르는 일이야.”
그는 떨리는 눈으로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심가은은 냉소를 띠며 답했다.
“백이현, 당신이 이토록 뻔뻔해질 줄은 몰랐네. 본인이 한 짓을 인정도 못해?”
백이현은 더는 숨길 수 없음을 깨닫고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 일은 내가 잘못했어. 하지만 난 네게 상처를 입히라고 하진 않았어. 널 그냥 다시 돌아오게 하고 싶었을 뿐이야. 가은아, 그 일은 너랑 어울리지 않아.”
백이현은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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