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심가은은 가슴이 이유 없이 두근거렸다.
뚜렷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서민준을 이대로 보내서는 안 된다는 건 확실히 알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민준을 쫓아가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는 돌아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가은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 말했다.
“그 사람이랑은 민준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이 아니에요. 그 사람과 다시 만날 생각도 없어요. 단지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민준은 곧바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언제 이사 나올 건가요?”
심가은은 당장 대답해줄 수 없었다.
아직 어머니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좀 주세요.”
서민준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심가은 씨, 그동안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그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나갔다.
심가은은 그를 쫓아가고 싶었다.
서민준이 오해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다시 울렸다. 또 어머니의 전화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전화를 받았다.
이번에는 어머니의 목소리였고 말투는 불평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은아, 너 왜 그러니? 아까 왜 이현이 전화를 끊었어? 그렇게 바쁜데도 시간 내서 나랑 같이 장까지 봐주는데 너무한 거 아니니?”
심가은은 지쳐버렸다.
“엄마!”
그녀는 백이현이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엄마의 이 병은 슬프고 괴로운 기억을 모두 자동으로 지워버리기 때문이었다.
과거의 끔찍한 일들을 털어놓아도 지금은 괴롭겠지만 내일 아침이면 깡그리 잊어버릴 터였다.
그래서 대충 얼버무리며 말했다.
“집에 가서 다시 이야기할게요. 별일 없으면 먼저 쉬고 있어요.”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서민준을 찾아 나섰다.
서민준은 이미 차에 올라타 있었고 그녀가 차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
심가은은 머리를 긁적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사실 그녀도 감정이 시작될 때의 어색한 단계가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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