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96화

민채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심가은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익숙한 답답함이 다시 밀려왔고 마치 거대한 바위가 가슴을 짓누른 것처럼 숨이 막혔다. 그 순간, 서민준은 마치 전기라도 통한 듯 몸을 옆으로 피하더니 민채현과의 거리를 확 벌렸다. 민채현의 얼굴은 단숨에 굳어버렸다. 조금 전까지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그녀는 곧 정신을 추스르며 무너져가는 표정을 간신히 붙잡고 애써 웃음을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그녀가 두 사람의 친밀함을 과시하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서민준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단 한마디만 남겼다.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서민준이 사라지자 민채현의 얼굴에 남아 있던 미소도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린 그녀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며 옆에 앉아 있는 심가은을 향해 날카롭게 꽂혔다. 심가은은 눈앞의 음식을 보고도 식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옆자리의 설하영을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이만 배불러서 먼저 일어나볼게요.” 말이 끝나자마자 심가은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섰다. 심가은의 말에 설하영과 차미원은 서로를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둘 다 심가은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역시 가은이는 서 변호사님에게 마음이 있구나.’ 그리고 방금 서민준이 민채현에게 보인 싸늘한 태도를 보면 서민준 역시 심가은을 의식하고 있음이 분명했다. 분명 서로 호감이 있는데도 이렇게 서먹하기만 하다니, 둘의 관계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잠시 후 돌아온 서민준은 심가은이 떠난 것을 발견하고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옆에 앉아 있는 민채현을 보며 기분이 더 나빠졌다. 정작 남아야 할 사람은 떠나고 떠나야 할 사람만 남아 있으니 말이다. 애초에 이 식당의 음식은 그의 입맛에 맞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앉아 있을 이유도 없었다. 그는 손목시계를 힐끗 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