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3화 벌
조아린이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심재이는 눈을 살짝 내리깔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엄마도 그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어. 하지만 아버지는 절대 엄마를 쉽게 놓아주지 않아. 아버지는 항상 날 이용하려고 하니까... 엄마도 아버지와 이혼할 수 없겠지.”
“와... 진짜 치밀하고도 잔인하네.”
조아린은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저게 어떻게 남편이고 아버지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이야... 이런건 꼭 소설에 써서 독자들이 욕을 퍼붓게 해야 해. 내가 만약 재이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과연 이렇게 버틸 수 있었을까.’
예전에 조아린은 심재이가 너무 물러터졌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자기 엄마가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도망칠 수 없다면 자신은 더 약해졌을지도 몰랐다.
심씨 저택.
심호는 전화를 끊고 난 뒤에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세게 내던졌다.
그러고는 옆에 앉아 있는 윤가영을 보더니 화가 치밀어 올라 그대로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윤가영이 소파로 쓰러지자 그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손을 다시 들어 올렸다.
윤가영은 몸을 떨며 차마 손을 들어서 막지도 못했다.
“아버지, 뭐 하시는 거예요!”
밖에서 들어오던 심서진이 엄마가 바닥에 쓰러져 있고 심호가 손을 든 모습을 보자 즉시 고함쳤다.
심호는 손동작을 멈추고 뒤돌아보더니 아들을 보자 손을 내리고 허리를 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여전히 잔뜩 굳어 있었고 심서진은 성큼성큼 다가와 엄마를 부축했다.
심서진의 시선이 엄마 얼굴에 선명한 손자국을 확인하는 순간 믿기 힘든 표정이 번졌고 심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버지, 왜 엄마를 때리셨어요?”
“너랑 상관없어. 위로 올라가. 나랑 네 엄마는 할 얘기가 있어.”
심호의 목소리는 거칠고 불친절했다.
“아무리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한테 이렇게 심하게 손을 대면 안 되죠.”
“상관없다니까! 어서 올라가. 문 닫고.”
심호의 날 선 고함이 방 안을 울렸고 심서진은 평생 들어본 적 없는 아버지의 격앙된 목소리에 잠시 얼어붙었다.
그 순간 심서진의 표정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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